청약만 기다렸는데…강남 '로또분양' 줄연기
입력
수정
지면A16
연내 서울 1.2만가구 분양 미정원자재 가격과 금융비용 상승 등의 여파로 전국 곳곳에서 공사비 갈등이 빚어지며 주요 단지 분양이 늦춰지고 있다. 연내 서울에서 2만2000여 가구가 공급될 예정이지만,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를 중심으로 약 1만2000가구의 분양 시기가 ‘미정’이다. 상당수가 내년으로 밀릴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가운데 서울 주요 지역 전용면적 59㎡ 몸값이 10억원에 육박하는 등 분양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 예비 청약자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신반포메이플자이·청담르엘 등
8600여가구 공급일정 미뤄져
강남 첫분양은 '힐스테이트 문정'
여러 단지서 공사비 갈등 심화
동대문 등 59㎡ 10억원 육박
○강남권 1만2000가구 공급 늦춰지나
20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연내 서울에서 2만2727가구의 아파트가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오는 24일 1순위 청약을 받는 강동구 ‘e편한세상강동프레스티지원’(총 535가구)을 비롯해 동대문구 ‘이문아이파크자이’(4321가구), 성동구 ‘청계리버뷰자이’(1670가구) 등 선호 지역 아파트가 이달 줄줄이 나올 예정이다. 다음달엔 강서구 ‘힐스테이트등촌역’(517가구), 마포구 ‘마포푸르지오어반피스’(239가구) 등이 공급될 전망이다.하지만 연내 공급이 예정된 물량의 52%에 해당하는 1만1849가구는 아직 분양 시기를 잡지 못하고 있다. 서초구 ‘신반포메이플자이’(3307가구), 강남구 ‘청담르엘’(1261가구), 송파구 ‘잠실래미안아이파크’(2678가구) 등이 대표적인 강남3구 물량이다. 올초 강남권에서 10개 단지, 총 1만3456가구가 공급될 것으로 예상됐었다. 강남권 분양이 늦춰지는 데는 지난해 이후 급등한 공사비와 조합원 이익을 높이기 위한 분양가 인상 문제 등이 영향을 미쳤다.다음달 분양하는 ‘힐스테이트e편한세상문정’(1265가구)이 올해 강남3구 첫 분양단지로 꼽힌다. 전용 49~74㎡ 299가구가 일반 분양으로 나온다. 강남구 ‘디에이치대치에델루이’(282가구)는 연말 분양을 추진 중이다.
규제지역인 강남3구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인근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된다. 올 4월부터는 중소형 추첨제가 부활해 가점이 낮은 20~30대 젊은 층도 노려볼 만한 ‘로또 분양’으로 통한다.
○전용 59㎡도 10억원 육박
공급 일정이 미뤄지는 동안 서울 분양가는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이달 공급 예정인 강동구 ‘천호역 마에스트로’는 총 77가구의 소규모 단지인데도 전용 55㎡ 가격이 무려 12억9800만원에 책정됐다. 작년 12월 같은 강동구에서 분양한 ‘강동헤리티지자이’(1299가구) 전용 59㎡가 7억원대 후반에 나온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이달 시장에 나온 동대문구 ‘e편한세상답십리아르테포레’(326가구)는 공공분양이었는데도 전용 59㎡ 분양가가 9억2200만원이나 됐다. 발코니 확장 비용 등을 포함하면 실제 계약자가 느끼는 부담은 전용 59㎡도 10억원에 육박할 것이란 평가다. 이달 공급하는 이문아이파크자이의 예상 분양가는 전용 3.3㎡당 3500만원대로, 지난 8월 인근에 분양한 래미안라그란데(3285만원)보다 높다.
지난달 동작구 ‘상도푸르지오클라베뉴’(771가구)는 전용 59㎡ 분양가가 10억원을 넘었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서울 ‘전용 84㎡ 10억원’에 고분양가 논란 꼬리표가 붙기도 했다. 최근 전용 59㎡ 분양가가 10억원 남짓한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지금이 제일 싸다”는 심리 속에 서울 청약은 물량이 나왔다 하면 두 자릿수 경쟁률을 보였다. 다만 최근 구로구 ‘호반써밋개봉’ 등과 상도푸르지오클라베뉴에서 미계약 물량이 발생하는 등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소현/이인혁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