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 보이스의 '천재 뮤지션' 찰리 푸스...'K팝 성지'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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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푸스 5년 만에 내한"5년 전 한국을 기억해요, 정말 환상적입니다. 오늘 밤 모든 부정적인 기운은 날려버립시다! "
사흘간 4.5만명 끌어모아
70여분간 탄탄한 라이브로
히트곡 파티 기어가
섬세한 가사와 감성적인 목소리, 귀에 쏙 들어오는 멜로디로 최고 인기 팝가수중 한명으로 꼽히는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찰리 푸스(32·사진)가 5년 만에 한국 무대에 돌아왔다. 지난 20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내한 콘서트에서 찰리 푸스는 화려한 퍼포먼스로 무대를 뜨겁게 달궜다. 그는 70분 내내 무대 위를 활보하며 보컬과 숄더키보드(키타), 신디사이저를 오갔다. 직접 곡을 만들고 부르는 싱어송라이터인 보여주듯이, 즉석에서 곡을 자유자재로 편곡하는 등 즉흥적 요소를 가미해 재미를 더했다. 공연 중간중간 "사랑한다"고 외치는 등 팬들과 소통도 돋보였다.
공연의 시작은 '찰리, 비 콰이엇'(Charlie Be Quiet!)으로 열었다. 이어 한국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히트곡 '어텐션', '스테이'(STAY), 방탄소년단 정국이 리메이크 무대를 펼쳤던 '위 돈트 토크 애니모어'(We Don't Talk Anymore) 등이 등장했다. 위 돈트 토크 애니모어에서는 관객들이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했다. 마치 밤하늘의 은하수 같은 풍경이 연출되자 찰리는 "믿을 수 없다. 한국 관객들은 이번 투어에서 만난 관객 중 최고"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후 데인저러슬리(Dangerously), 루저(Loser) 등 이른바 '히트곡 파티'를 이어가며 관객들의 떼창을 유발했다. 그는 진성과 가성, 저음과 고음을 오가는 빼어난 가창력과 소름돋는 고음을 선보이며 탄탄한 라이브 실력을 입증했다. '음악 천재 뮤지션'이란 별명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니었다는 걸 이날 무대에서 보여줬다. 찰리 푸스는 미국 버클리 음대에 전액장학생으로 졸업한 실력파다. 그는 작사·작곡 뿐 아니라 프로듀서로 음악과 작곡, 기획 모두에 능한 '만능 캐릭터'다. 그는 지난해 BTS 정국과 협업한 '레프트 앤드 라이트'(Left and Right)에서는 곡의 모티브를 짧게 들려주며 "새벽 3시에 이 노래가 갑자기 떠오르더니 머리에서 계속 떠올랐다"고 소개했다. '던 포 미(Done for Me)'에서는 드럼과 베이스 등 화려한 실력의 밴드에 맞춰 록스타처럼 흥과 끼를 마음껏 발산했다. 이외에도 그는 직접 키보드를 자유자재로 다루며 K팝의 성지인 KSPO돔을 쥐락펴락했다. 곡의 주요 선율이나 리듬을 변환하고 강조하며 라이브 공연의 묘미를 살렸다.
앙코르 곡으로 부른 '원 콜 어 웨이'에서는 헤어지기 아쉽다는 듯 마지막 멜로디에서 고음을 아주 길게 끌었다. 혼신의 힘을 다해 불태워 온 몸이 땀으로 흠뻑 젖은 상태, 밴드는 모두 퇴장하고 푸스가 홀로 키보드 앞에 섰고, 마지막 앙코르곡인 '시 유 어게인'(See You Again)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관객과 푸스는 가사처럼 다시만날 날을 기약하며 공연이 마무리됐다. 이 곡은 푸스의 세 차례 내한 공연에서 모두 엔딩곡이었다. 공연을 마치고 한 팬이 자신이 모습이 담긴 태극기를 건내자 푸스는 활짝 펼치며 한국에 대한 애정을 표하기도 했다.
푸스는 2015년 영화 '분노의 질주 : 더 세븐' OST '시 유 어게인'에 참여해 톱 가수로 부상했다. 또, 방탄소년단 정국과의 콜라보, 뉴진스에 대한 애정 표현 등으로 국내 팬들 사이에서도 인지도를 쌓았다. 그는 2000명 규모의 예스24라이브홀에서 첫 내한 공연(2016년)을 열었다. 두번째 내한 공연(2018)은 8500명 규모의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두 차례 진행했으며 이번에는 1만5000명 규모의 KSPO돔에서 세 차례 공연해 총 4만5000명을 끌어모은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