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환의 인사 잘하는 남자] 삼성 신경영 30년, 그 이후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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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사진=임대철 기자
삼성 신경영

1993년 6월 7일, 이건희 회장은 프랑크푸르트에서 ‘질 위주 경영’을 천명한다.
이 회장은 양 위주의 의식, 체질, 제도, 관행이 낳은 학연과 지연에 의한 개인적 편애, 타율과 획일, 이기와 권위주의, 흑백 논리와 불신으로 도덕 불감증에 걸린 현실에 위기를 느꼈다고 한다. 이 회장은 신뢰를 바탕으로 모두가 힘을 합쳐 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개인과 부서간의 벽을 허물고, 자율과 창의가 살아 숨쉬는 조직, 도덕심과 인간미 회복, 현실 안주에서 일류 지향을 하기 위해 자신부터 변화해야 한다. 쉬운 것, 작은 것부터 지속적 변화를 위해 한 방향으로 가되 제발 뒷다리를 잡지 말라고 강조한다.삼성 신경영은 크게 3개의 영역으로 그 내용을 살필 수 있다.

첫째, 무엇을 추구하는가?
삼성 신경영이 지향하는 모습은 ‘인류 사회에 공헌하는 21C 세계 초일류 기업’이다. 이 회장이 생각하는 초일류 기업이란
(1) 삼성인 모두가 인간미, 도덕성, 에티켓을 갖추고 세계를 바라보고 크게 생각하며
(2) 상품, 조직, 회사, 국가의 질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3) 경쟁력의 진정한 의미와 환경 변화에 대한 예견력을 갖고
(4) 가장 좋게, 싸게, 빠르게, 최상의 서비스로 소비자에게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기업이라고 했다.

둘째,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를 위해서 기업의 본질을 생각해야 한다며, 국제화, 최고 효율의 경쟁력, 복합화를 통한 질 위주의 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1) 미국의 국제화 수준이 100이면 우리나라는 30밖에 되지 않는다며, 의식 수준의 국제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살아있는 데이터를 모으며 정보의 공유와 협력, 국제화 인력의 사전 양성, 세계 우수 인재의 영입해야 한다. 국가 인프라 구축을 늦출 수 없다고 했다.
(2) 경쟁력은 창조적 발상과 기회 선점으로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한다. 이를 위해 초 일류 기업과 1:1로 맞붙어 경쟁하기 위해서는 사람이 가장 중요하며, 질 우선, 글로벌, 타이밍이 생명이다.
(3) 복합화는 다 같이 잘살자는 것으로, 서로 연관성 있는 인프라, 시설, 기능, 기술이나 소프트를 효과적으로 결합시켜 이들간에 서로 유기적인 상승효과를 내도록 해서 경쟁력과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이다.셋째, 어떻게 변해야 하는가?
인간미, 도덕성 회복, 예의범절, 에티켓을 통한 한 방향 정렬과 나부터 변화이다.
이회장은 도덕성이 회복되고 인간미가 살아나지 않고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룹 내 상호 불신, 이기주의, 권위주의, 무소신과 무책임이 고질적인 병폐라며, 삼성 헌법으로 인간미, 도덕성, 예의범절, 에티켓을 준수하라고 했다.
이를 지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지만, 약속은 지켜야 한다. 인간미와 도덕성이 결여된 조직은 결코 일류 기업이 될 수 없다며, 인류에 도움이 되는 조직이라야 영원하다고 생각했다. 이 회장은 좋은 방향, 일류가 되기 위한 방향으로 처자식 빼고 뭐든지 철저히 바꿔보자고 했다. 시간이 없다며, 변화는 윗사람부터, 나부터, 쉬운 것부터 철저히, 한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했다.

삼성 신경영의 핵심은 과거 반성과 위기의식에 대한 명확한 현실 인식을 토대로, 인간미, 도덕성 회복, 예의범절, 에티켓의 한 방향의 변화 의지를 갖고, 국제화, 최고 효율의 경쟁력, 복합화의 질 위주 경영을 실천하여 인류사회에 공헌하는 세계 초일류 기업이 되자는 것이다.

신 경영 이후 삼성은 놀랍게 변했다.
삼성 신경영 30주년을 맞이하여 진행된 국제 학술대회에서 강조된 삼성 신경영의 키워드는 ‘영원한 위기 정신, 운명을 건 투자, 신속하고 두려움 없는 실험, 실패는 학습의 일부’였다.
1993년 신경영 이후 삼성 특히 삼성전자는 눈부신 성장을 이뤘다.
한국의 글로벌 시장 상점의 뒷편에 놓여있던 제품과 이미지였던 삼성전자가 글로벌 반도체 업계를 주름잡는 초 일류 기업이 되었기 때문이다.실제 1993년 연매출 29조원에 불과했던 삼성전자는 2022년 연간 매출은 302조원이며, 영업이익(세전 기준)도 1993년 8000억원 수준에서 2022년 43조 3,766억원으로 50배 이상 증가했다. 시가총액에서 도 1993년 당시 7조6000억원에 불과했지만, 2022년 말 기준 331조로 40배 이상 성장했다.
질적으로도 삼성전자는 1992년 이후 D램 반도체에서 글로벌 1위를 지키고 있으며, 낸드플래시에서도 2002년 이후 1위를 수성 중이다. 파운드리 반도체 분야에서는 TSMC에 이어 2위에 올라 있으며, TV시장에서는 18년 연속 1위 자리를 노리고 있다.
1992년 전 세계 최초로 64M D램으로 당시 업계 선두주자였던 일본을 꺾고, 이후 초격차 기술력을 확보하며 반도체를 삼성전자의 중심 사업으로 키워나갔다.
기업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 체 인터브랜드가 2022년 발표한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서 삼성전자는 브랜드 가치 877억달러(약 125조원)를 기록하여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과 함께 3년 연속 세계 5위를 유지하는 글로벌 초일류기업이 되었다.

삼성,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국민으로부터 사랑받고, 글로벌 초 일류 기업으로 인류 사회에 공헌하는 삼성이 되기 위해 아직도 할 일이 많다. 삼성을 둘러쌓고 있는 현실이 녹록치 않다.
코로나 19, 우크라이나 전쟁 등 글로벌 경기침체, 미·중 간 반도체 공급망 주도권 경쟁, 직원들의 몰입도 저하, 국내 정치 사회의 혼란이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건희 회장의 질적 성장을 통한 신경영이 글로벌 삼성의 위상을 가져왔다면, 이제 새로운 30년을 준비해야 한다. 이건희 회장의 뒤를 이은 이재용 회장은 대체 불가능한 절대적 기술 우위와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초격차(경쟁업체가 추격할 수 없는 기술 격차) 삼성’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많은 문제가 있다. 하지만, 삼성은 문제점과 원인을 규명하는 기업이 아닌 해결책을 찾아 실행하는 초일류 기업이다. 삼성의 모든 기업들이 초일류 기업이 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신경영을 통해 과거 반성을 통한 위기의식과 나부터 변화, 한방향 정렬, 국제화/ 경쟁력/ 복합화의 질위주 경영으로 인류사회에 공헌하는 초일류 기업이 되었다.
이제 삼성전자는 지속 가능한 글로벌 최고 기업으로 성장해야 하며, 삼성그룹의 모든 관계사는 초일류기업이 되어야 한다. 무엇이 글로벌 초일류 기업이 되게 할 것인가? 삼성 신경영에서 그 해법을 찾아 새로운 혁신과 창조를 이어가야 한다.
기반이 되는 것은 인재이다.
우수한 인재를 선발하여 육성하고, 외부 핵심 인재 영입에 보다 적극적이 되어야 한다. 올바른 가치관을 가진 전문성 높은 인재가 지속 성장의 핵심이다.
리더가 중요하다. 이건희 회장의 탁월한 분석과 예견력이 삼성의 신경영을 낳았다.
삼성의 나아갈 바람직한 모습과 방향, 전략과 중점과제를 리더가 제시해야 한다.
한 명의 핵심인재가 만명을 먹여 살린다고 했다. 핵심인재의 선발과 육성에 집중해야 한다.

강한 조직이다. 위기에 강한 응집력을 갖고 한 방향 정렬된 조직력이 지속성장을 이끈다.
미션과 비전 그리고 핵심가치로 한 방향 정렬이 되어 있어야 한다.
강한 효율로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자율적이고 지속적으로 학습하여 창의, 공유, 협업이 이루어지는 조직이 되어야 한다.

이기는 강한 조직문화이다. 직원들의 몰입도가 떨어져서는 글로벌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이기려는 생각이 없는 직원들에게 경쟁과 성과를 이야기한 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조직문화를 이기는 문화로 바꿔야 한다. 직원들에게 일에 대한 자부심, 성장, 즐거움의 가치를 심어주며 도전과 악착 같은 실행이 되도록 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성과이다. 기업은 친목 단체가 아니다. 글로벌 초일류 기업에 맞는 성과를 창출해야만 한다. 한 명의 위대한 리더가 더 절실한 이유이기도 하다.<한경닷컴 The Lifeist>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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