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홈쇼핑 '신상 옷' 알고 보니…2년 전 상품 '라벨갈이'

의류업체 A사는 현대홈쇼핑에서 신상품으로 판매된 제품이 실제로는 2021년에 제작된 재고품이라고 주장했다. 왼쪽은 '라벨갈이' 흔적이 남아있는 제품, 오른쪽은 제조 연월이 '2021년 4월'이라고 기재된 제품./사진=연합뉴스

국내 유명 홈쇼핑을 통해 2년 전 상품이 '라벨갈이'를 통해 신상품으로 둔갑해 판매된 게 드러났다.

2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현대홈쇼핑이 지난달 22일부터 지난 6일까지 방송과 온라인쇼핑몰 등을 통해 판매한 블라우스 제품 중 라벨에는 지난 7월 생산됐다고 표시돼 있었지만, 실제로는 지난 2021년 제작된 게 확인됐다.

해당 제품은 3벌이 1개 세트로 중간에 할인 과정을 거쳐 4만∼5만원대에 판매됐고, 3300여개 세트가 판매된 것으로 파악됐다. 총 1억5000여만원가량의 주문액을 기록했다.

국내 의류업체 A사는 2021년 3월 중국에 공장을 둔 B사에 해당 제품 생산을 의뢰했다. B사는 같은 해 4∼5월에 이 제품을 생산했지만, 납기일을 맞추지 못했고 일부 제품에는 하자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의류 판매 이전에 통과해야 하는 한국의류시험연구원 심사에서 특정 항목의 기준치를 넘지 못한 것. 결국 납품 계약은 취소됐다.

하지만 2년여가 지나 해당 제품은 올해 생산된 제품으로 둔갑해 현대홈쇼핑에서 판매됐다. 다른 의류업체를 거쳐 현대홈쇼핑에 납품이 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과정에서 올해 제작된 것처럼 제조 연월을 바꾸는 라벨갈이가 이뤄진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홈쇼핑을 통해 배송된 일부 제품에는 기존의 라벨을 뜯어내고 새로운 라벨을 붙인 흔적이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홈쇼핑도 제품과 관련한 문제가 제기돼 지난 6일 판매를 중단했다고 해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해당 제품에 대한 반품, 환불 안내가 지난 20일쯤부터 이뤄져 늑장 대응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현대홈쇼핑 측은 "해당상품을 구매한 고객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소비자 보호정책에 의거 전체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관련 사실을 공지하고 품질문제가 발생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신속하게 반품 및 환불 조치를 진행하고 있으며 앞으로 상품판매 후 협력사에서 자체적으로 배송하는 상품의 품질관리를 더욱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