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정보통신 "생성 AI로 그룹 디지털 혁신"

빅데이터 플랫폼 '스마트리온'
롯데GRS·웰푸드·렌탈 등 도입
수요예측 정확도 10%P 높아져
노준형 대표 "최적 생산량 도출"
롯데정보통신이 롯데그룹 전용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챗봇 형태의 생성형 인공지능(AI) 모델도 곧 선보인다. 이른바 ‘ABC(AI·빅데이터·클라우드)’ 기술로 그룹의 디지털전환(DX)을 이끌 계획이다.

22일 시스템통합(SI) 업계에 따르면 롯데정보통신은 자체 개발한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스마트리온’에서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의 상품 ‘빼빼로’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 한창이다. 다음달 11일, 일명 빼빼로데이를 앞두고 최적 생산량 등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스마트리온에서는 그룹사 내·외부의 132개 부문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처리한 뒤 최종 결과물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롯데리아·엔제리너스 등을 운영하는 롯데GRS, 롯데웰푸드, 롯데렌탈에 스마트리온을 도입하고 성능을 점검하고 있다. 조만간 전 계열사로 확대할 방침이다.
스마트리온은 빼빼로 등 각종 품목 생산 데이터를 롯데쇼핑(백화점·마트·홈쇼핑 등)의 판매 데이터 등과 결합한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물동량 및 배송 시간 데이터 등과도 연동한다. 분석 결과를 토대로 품목별 최적 생산량을 제시하고 배송 경로와 화물 적재 방식, 창고 거점 등을 최적화한다. 품절 사태 전 점주의 개입 없이 자동 발주도 할 수 있다. 잘 팔리는 물건은 마트와 슈퍼, 편의점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곳에 배치하도록 제안한다.

내부 시뮬레이션 결과 스마트리온을 쓰면 수요 예측 정확도가 이전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노준형 롯데정보통신 대표(사진)는 “수집할 수 있는 모든 빅데이터를 결합해 최소 마케팅 비용으로 재고 없이 제품 품절을 막을 수 있는 최적 생산량을 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롯데그룹은 주력인 식품 유통 화학부터 건설 제조 관광 서비스 금융 등 폭넓은 사업군을 갖고 있다. 그룹사별로 빅데이터가 쌓여 있지만 거의 활용하지 못했다. 이런 데이터를 결합·분석하는 플랫폼을 갖추는 것은 그룹의 오랜 숙제였다. 스마트리온이 이를 해결할 수 있다고 노 대표는 설명했다.

스마트리온은 현재까지 롯데쇼핑 등 9개 계열사의 데이터를 모았다. 올해 안에 총 15개사의 데이터를 결합하는 것이 목표다. 롯데그룹 외부의 유동인구, 상권, 인스타그램 등 SNS 트렌드, 날씨 등 빅데이터도 모았다. 노 대표는 “스마트리온에 접속하면 생산, 영업, 물류 등 모든 분야의 임직원이 개인화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를 고용한 셈이 된다”고 설명했다.

롯데정보통신은 그룹 전용 생성형 AI 플랫폼 ‘아이멤버’(가칭)도 이달 말 공개할 예정이다. 아이멤버는 메타(옛 페이스북)의 대규모 언어모델 ‘라마2’를 기반으로 구축했다. 70억 개 파라미터(매개변수)로 1차 개발됐다. 곧 130억 개 파라미터로 확장한 뒤 외부에 공개할 예정이다. 노 대표는 “아이멤버는 ‘롯데그룹 전용 챗GPT’처럼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롯데홈쇼핑의 가상인간 루시가 엔제리너스에서 커피를 마시는 홍보 영상을 제작할 때 영상 구도와 문구를 아이멤버에 텍스트로 입력하면 홍보 영상과 이미지, 보도자료를 한번에 만들어준다.롯데정보통신은 작년 창사 이후 처음으로 연결기준 매출 1조원을 넘었다. 증권업계는 롯데정보통신의 올해 실적을 매출 1조2047억원, 영업이익 536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진원/이해성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