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에 온 찰리 푸스…추위 녹인 힐링 보이스

“5년 전 한국을 기억합니다. 정말 환상적이었어요. 오늘 밤, 모든 부정적인 기운은 날려버립시다!”

미국 인기 가수 찰리 푸스(32·사진)가 지난 20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콘서트에서 화려한 퍼포먼스로 공연장을 뜨겁게 달궜다. 직접 노래를 만들고 부르는 싱어송라이터답게 즉석에서 곡을 자유자재로 바꾸는 등 즉흥적 요소를 가미해 재미를 더했다.‘찰리, 비 콰이엇(Charlie Be Quiet!)’이란 노래로 공연을 시작한 그는 방탄소년단의 정국이 리메이크 무대를 펼친 ‘위 돈트 토크 애니모어(We Don’t Talk Anymore)’ 등을 불렀다. 이후 ‘루저(Loser)’ 등 히트곡을 이어 부르며 관객들의 떼창을 유발했다.

푸스는 이날 공연에서 진성과 가성, 저음과 고음을 오가는 빼어난 가창력과 소름 돋는 고음으로 탄탄한 라이브 실력을 선보이며 ‘음악 천재 뮤지션’이란 별명이 왜 나왔는지를 입증했다. 지난해 정국과 협업한 ‘레프트 앤드 라이트(Left and Right)’를 들려줄 때는 “새벽 3시에 이 노래가 갑자기 떠오르더니 머리에서 계속 떠올랐다”고 소개했다. ‘던 포 미(Done for Me)’에서는 드럼과 베이스 등 화려한 실력의 밴드 연주에 맞춰 록스타처럼 흥과 끼를 마음껏 발산했다. 그는 키보드를 자유자재로 다루며 K팝의 성지인 KSPO돔을 쥐락펴락했다. 곡의 주요 선율과 리듬을 변환하고 강조하며 라이브의 묘미를 살렸다.

앙코르곡으로 ‘원 콜 어 웨이(One Call Away)’를 부를 때는 팬들과 헤어지기 아쉽다는 듯 마지막 멜로디에서 고음을 아주 길게 끌기도 했다. 밴드가 모두 퇴장하고 홀로 키보드 앞에 선 푸스는 마지막 앙코르곡인 ‘시 유 어게인’을 부르기 시작했다. 가사처럼 한국 팬들과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공연을 마무리했다. 공연을 마친 푸스는 자기 모습이 담긴 태극기를 활짝 펼치며 한국에 대한 애정을 표하기도 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