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MO Day 3] 기립박수 쏟아진 파드셉·키트루다 병용요법

표준치료법 대비 생존기간 1년 늘려
경쟁자 누르고 요로상피암 1차 치료 왕좌 올라
토마스 파울스 영국 런던대 비뇨기과 교수가 항체약물접합체(ADC) '파드셉'과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병용임상 결과를 22일 ESMO2023에서 발표하고 있다.
지난해 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ASCO) 기립박수의 주인공이 항체약물접합체(ADC) ‘엔허투’였다면, 이번 유럽종양학회(ESMO)에서도 ADC ‘파드셉’이 기립박수의 주인공이 됐다. 블록버스터 면역항암제 키트루다가 함께 주인공 자리에 올랐다.

기립박수 터진 파드셉·키트루다 병용요법

토마스 파울스 영국 런던대 비뇨기과 교수가 항체약물접합체(ADC) '파드셉'과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병용임상 결과를 22일 ESMO2023에서 발표하고 있다.
ESMO 셋째 날인 22일 오후 4시 30분 경. 스페인 마드리드 IFEMA 전시장의 마드리드 강당에서는 기립박수가 터져 나왔다. 요로상피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아스텔라스의 ADC ‘파드셉(성분명 엔포투맙 베도틴)’과 미국 머크(MSD)의 면역관문억제제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 병용요법 전체 생존기간(OS) 데이터가 공개된 순간이었다.

이날 임상 결과가 공개된 EV-302/KEYNOTE-A39는 국소 진행성 전이성 요로상피암 환자 886명을 대상으로 파드셉과 키트루다를 1차 요법으로 사용한 임상 3상 시험이었다. 표준치료에 실패한 환자들을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알려졌던 ADC가 1차 요법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끌어내 더 큰 주목을 받았다.

1차 평가지표인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mOS)에서 파드셉·키트루다 병용요법은 31.5개월을 기록했다. 대조군이었던 백금기반 화학항암요법 18.4개월 대비 1년(12개월) 이상이 늘어났다(P<0.00001). 공통 1차 평가지표인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mPFS) 또한 12.5개월 대 6.3개월로 2배에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파드셉·키트루다 병용요법은 임상 2상 연구인 EV-103/KEYNTE-869 결과를 근거로 지난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속 승인을 받았다. 당시에는 객관적반응률(ORR)과 반응지속기간(DOR)을 근거로 신속승인을 끌어냈다. 이번 3상 결과는 파드셉·키트루다 병용요법이 요로상피암 1차 치료법으로 정식승인을 받기 위한 근거가 될 전망이다.
청중으로부터 기립박수를 끌어낸 파드셉+키트루다 병용요법의 전체생존률 그래프. ESMO 제공

경쟁약 키트루다에 패배한 옵디보

같은 날 공개된 요로상피암 1차 치료에 쓰인 옵디보와 화학요법 병용 전체 생존기간(OS) 데이터. 대조군 대비 나은 효능을 보였으나 경쟁약인 파드셉과 키트루다의 효능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ESMO 제공
파드셉·키트루다 병용요법 임상 결과가 발표된 뒤엔 곧바로 옵디보(니볼루맙)의 임상 3상 연구결과(ChckMate-901)가 발표됐다. 요로상피암 환자 1차 치료를 위해 기존 표준 치료법인 화학요법에 옵디보를 추가한 임상 결과였다. 강연장엔 옵디보가 어떤 결과를 보여줄 지 기대감이 맴돌았다. 개발과정부터 FDA 승인, 그리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옵디보는 늘 키트루다의 가장 뜨거운 경쟁자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임상 결과가 공개되자 강연장 분위기는 숙연해졌다. 임상에 실패했기 때문은 아니었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개선효과를 보였음에도 앞서 발표된 파드셉·키트루다 병용요법이 보여준 결과에 크게 못미쳤기 때문이다.

표준 치료법인 화학항암제에 옵디보를 했을 때 mOS는 21.7개월로, 화학요법 단독(18.9개월) 대비 2.8개월을 늘리는 데 그쳤다. 암의 진행 또는 사망의 위험은 22% 감소했다(p=0.02). mPFS도 경쟁요법에 크게 못 미쳤다. 옵디보·화학항암제 병용요법은 7.9개월, 화학항암제 단독요법은 7.2개월이었다.잇달아 발표된 두 개 임상 결과를 비교 분석하기 위해 강단에 오른 안드레아 아폴로 미국 국립암센터 조사관은 “파드셉과 키트루다 병용요법이 요로상피암 1차 치료법에서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마드리드=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3일 15시 6분 <한경 바이오인사이트> 온라인에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