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회의서 '이재명' 사라졌다…김기현 "혁신위에 전권 부여"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당 쇄신 작업을 시작한 국민의힘은 당 혁신위원장에 인요한(64·존 린튼) 연세대 의대 교수를 임명하고, 전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혁신위원장 임명을 계기로 쇄신 작업에 속도를 내는 국민의힘은 이날 회의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법 리스크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김기현 대표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위원장 인선 결과를 발표하며 "혁신위는 그 위원의 구성, 활동 범위, 안건과 활동 기한 등 제반 사항에 대해 전권을 가지고 자율적·독립적 판단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위원장을 맡는 인 교수는 전남 순천에서 태어나 1991년부터 32년간 서울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센터장으로 일하고 있다. 인 교수의 가문은 4대째 한국에서 선교·의료·교육 활동을 펼쳤고, 인 교수는 이 공로로 2012년 '대한민국 1호 특별귀화자'가 됐다.

김 대표는 "인 교수가 정치 개혁의 필요성에 깊이 공감하고 투철한 의지도 가진 만큼 국민의힘을 보다 신뢰받는 정당으로 재탄생시키는 데 최적의 처방을 내려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모두가 변화하지 않으면 공멸한다는 절박한 각오로 임해야 할 것"이라며 "옷만 바꿔 입는 환복 쇄신이 아니라, 민심과 괴리된 환부를 과감히 도려내는 것에 모두 동참해 진정한 쇄신과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국민의힘은 이 대표 사법 리스크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주 국민의힘이 선언한 '정쟁 멈춤'의 일환인 것으로 보인다. 대신 이 대표의 복귀를 언급하며 민주당을 향해 '협치'를 당부하고 나섰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당무에 복귀한 이 대표를 향해 "우리 당은 정쟁을 지양하고 경제회복과 민생을 위한 정책에 집중하고 있다"며 "우리 당에서 이 대표 사법 리스크 문제에 대해 공세를 멈춘 만큼 민주당도 방탄을 위한 정쟁 유발과 입법 폭주를 중단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에게 만남을 제안하는 이 대표를 향해 "무리한 요구를 거둬들이고 여야 협상 테이블로 돌아와 민생을 개선하기 위한 실용적 논의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유의동 정책위의장도 "지난주 국민의힘은 정쟁을 중단하고 민생 챙기기에 힘쓸 것을 약속했다"며 "지난주부터 전국 정쟁 현수막을 철거한 것은 이를 위한 작은 실천"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요 거리마다 걸린 현수막이 정치 불신과 혐오를 키운 것 아닌지 반성한다"며 "잠시 후에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 예방이 예정되어 있다. 시급한 민생 현안을 여야가 합심해 처리하는 모습을 국민께 보여줄 것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