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불안땐 안전자산 최고…고배당·금 ETF로 눈돌려라

고배당 20개 ETF 중 17개 플러스 수익
배당성향 높은 우량기업·은행·통신주
식품기업 등은 거시경제 영향 덜 받아
커버드콜·채권혼합형 등도 수익 우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안전자산 금에 대한 투자심리 자극
Getty Images Bank
국내 증시가 하반기 들어 약세장을 이어가고 있다. 상반기 증시를 달군 2차전지, 초전도체 등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높은 테마주 중심으로 급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테마주보다 안전성이 높은 고배당주 상장지수펀드(ETF)를 선택해 중수익과 배당에 집중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한다. 안전자산 강세가 예상되는 만큼 금 ETF 역시 헤지 수단으로 주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20개 중 17개, 하락장에서 플러스 수익

22일 한국거래소와 코스콤에 따르면 국내 상장된 고배당 관련 ETF 20개 중 17개가 하반기 들어(6월 30일~10월 13일) 플러스 수익률을 내고 있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는 3.68%, 코스닥지수는 4.53% 하락했다. 국내 증시 급락과 함께 대부분 섹터 및 전략 ETF가 마이너스 상황이지만 고배당 ETF는 금융 및 헬스케어 섹터와 더불어 플러스 수익을 냈다.‘TIMEFOLIO Korea플러스배당액티브’는 하반기 들어 6.92% 상승했다. 삼성전자, 4대 금융지주(KB 신한 하나 우리), 농심, KT&G 등을 담고 있는 상품이다. ‘ARIRANG 고배당주’는 6.13% 상승했다. 기업은행, 4대 금융지주, SK텔레콤, HD현대 등으로 구성된 ETF다.

금융지주와 통신주 등을 집중적으로 담고 있는 ‘HANARO 고배당’(4.46%), ‘KOSEF 고배당’(4.14%) 등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냈다. NH투자증권, KT, DB손해보험 등에 투자하는 ‘TIGER배당성장’과 ‘KODEX 배당성장’은 각각 5.46%, 5.22% 상승했다.

배당성향이 높은 우량기업, 은행주, 통신주, 현금 흐름성이 높은 식품 기업 등은 공통적으로 금리, 환율 등 거시경제 변수에 영향을 덜 받는 종목이다. 국내 고배당 ETF의 연 분배율(배당률)이 4~6%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주가 차익 이상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커버드콜 더하면 배당률↑


고배당주에 투자하면서도 커버드콜 전략을 활용하거나 채권을 함께 담는 하이브리드형 ETF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KBSTAR 200고배당커버드콜ATM’은 하반기 들어 3.78%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제일기획, KT, HD현대, GS 등에 투자하면서 코스피200콜옵션을 매도한다. 고배당주에서 나오는 배당뿐 아니라 콜옵션 매도로 생기는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분한다. 현재 예상 연 분배율은 8.65%다.고배당주 중에서도 대형주만 선별한 ‘KBSTAR 대형고배당10TR’은 하반기 수익률이 0.88%에 불과하지만 올해 수익률로 따지면 배당 관련 ETF 중 수익률 1위(28.5%)다.
고배당주에 채권을 더한 ‘ARIRANG 고배당주채권혼합’과 ‘KODEX 배당성장채권혼합’은 하반기 들어 각각 2.4%, 2.27% 수익을 냈다. 3년 만기 국채 등을 포함하고 있어 안전성이 높다. 금정섭 KB자산운용 ETF마케팅본부장은 “고배당 ETF는 금리상승기에 방어주 성격의 종목을 담고 있는 만큼 고금리 기조가 강해질 4분기부터 내년까지 상대적으로 높은 성과를 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전통적 헤지 수단 금ETF도 반등


시장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전통적 헤지 수단으로 여겨지는 금 관련 상품도 최근 반등하고 있다. 금 상품은 미국의 고금리 기조가 재확인된 10월 이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ACE KRX금현물’은 이달 4~13일 1.56% 올랐다. ‘TIGER 골드선물(H)’과 ‘KODEX 골드선물(H)’은 이 기간 각각 2.85%, 3.1% 올랐다. 금 선물 지수의 2배를 추종하는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 H)’는 하반기 6.21% 상승했다.최근 벌어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금리 기조, 이·팔 전쟁 모두 단기간에 그칠 이슈가 아닌 만큼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오랜 기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