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부진에도…개미들은 레버리지 ETF 저가매수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 10월 2600억 순매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 국채금리 급등으로 국내 증시가 힘을 받지 못하는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이 레버리지형 지수 상장시수펀드(ETF)를 저가매수하고 있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내외 증시에 일시적인 충격이 왔지만 향후 증시가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ETF는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로 이 기간 2659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유가증권시장 전체 종목 중에서는 POSCO홀딩스(3345억원), 두산보로보틱스(3025억원)에 이어 순매수 3위였다. 이 ETF는 코스닥150 선물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상품이다. 코스닥지수가 상승해야 수익이 난다.비슷한 상품인 ‘KODEX 레버리지’는 ETF 중 개인 순매수 2위였다. 이달 들어 개인은 이 ETF를 1316억원 순매수했다. KODEX 레버리지 역시 코스피200 선물지수의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상품으로 코스피지수가 올라야 수익이 난다.

순매수 3위는 코스피200 지수 수익률을 추종하는 ‘KODEX 200’(391억원), 4위는 코스닥150 지수 수익률을 추종하는 ‘KODEX 코스닥150’(323억원)이었다. 두 ETF 모두 증시가 올라야 수익이 난다.

최근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하며 증시가 부진해지자 이들 ETF 주가 역시 하락했다.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는 지난달 말부터 지난 20일까지 16.04%, KODEX 레버리지는 5.8% 각각 하락했다. KODEX 200과 KODEX 코스닥150도 이달 각각 2.8%, 8.18% 주가가 내렸다.그럼에도 투자자들이 향후 증시 회복을 기대하며 저가 매수에 나섰다는게 증권가 분석이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증시 향방을 예측하긴 어려워졌지만 현재 증시 수준이 ‘바닥’에 가까워졌다는 것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지난 6월 13배 수준이었으나 지난 20일 10.59배까지 하락했다. PER이 낮아졌다는 것은 국내 증시가 실적에 비해 저평가되고 있다는 얘기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시 대응이 어렵긴 하지만, 9월 이후 약 1개월 반에 걸친 가격 조정을 받아온 만큼 추후 조정이 이어지더라도 그 형태는 바닥을 다져가는 기간이 될 것”이라며 “실적 선방이 예상되는 반도체, 자동차 등 수출주 실적과 주가 변화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더 떨어질 수 있지만 현재 코스피는 매우 저렴한 수준”이라며 “코로나19 수준의 위기가 추가로 오지 않는다면 현재 수준은 오히려 매수 기회로 사용할 만하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