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S·MSD도 주목한 LAG-3 억제제 "병용요법보다 이중항체가 안전"

PD-1 이후 차세대 면역관문억제제 타깃 LAG-3
난소암·유방암·자궁경부암·림프종에도 효과 입증
국내선 에이비엘바이오·와이바이오로직스가 개발
픽사베이
매크로제닉스가 개발 중인 LAG-3 억제제가 난소암·유방암·자궁경부암 등 타암종에도 효과가 있다는 임상 결과가 나왔다. 특히 이중항체를 이용한 단독요법이 단일항체의 병용요법보다 독성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LAG-3 억제제가 첫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된 이후 새로운 LAG-3 억제제가 등장할지 주목된다.

미국 피츠버그대 의대 연구진은 난소암·유방암·두경부암·자궁경부암·림프종 등 진행성 암을 앓고 있는 환자 269명을 대상으로 PD-1과 LAG-3을 동시 차단하는 이중항체 '테보텔리맙'을 투여한 임상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 10월 19일자에 발표했다.테보텔리맙은 미국 바이오기업 매크로제닉스가 개발 중인 면역관문억제제로 PD-1과 LAG-3를 동시 차단하는 이중항체다. 연구진은 적격 환자 172명에게 테보텔리맙을 투여한 결과 59명(34%)의 종양 크기가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PD-1 억제제는 다양한 유형의 항암제로 개발된 반면 LAG-3 억제제는 지난해 3월 BMS가 개발한 옵두알라그가 유일했다. 다만 옵두알라그는 BMS와 일본 오노약품공업이 공동개발한 옵디보(PD-1 억제제·성분명 니볼루맙)와 렐라툴리맙(LAG-3 억제제)의 병용요법이었다.

제이슨 루크 피츠버그대 의대 혈액종양학과 교수는 이중항체를 사용하는 것이 효능과 안전성 면에서 단일항체 병용요법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단일항체 2종이 같은 면역세포에 작용할 때 결합 특이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또 테보텔리맙을 단독으로 사용했을 때 병용요법보다 독성이 절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연구진은 추가 실험으로 HER2 단백질 양성 반응을 보이는 진행성 암 환자 84명을 추가로 등록해 마르게툭시맙과 테보텔리맙 병용요법의 효능도 확인했다. HER2 단백질은 유방암 및 난소암 등에서 과발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게툭시맙은 HER2 단백질을 표적으로 삼는 단일항체다. 반응률은 19%로 나타났다. 루크 교수는 "특정 환자의 반응률이 일반적으로 0%에 가깝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인상적인 결과"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다음 단계로 테보텔리맙이 차단하는 단백질을 발현하는 암 환자의 바이오마커 테스트를 통해 추가 개선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향후 시험에서는 화학요법이나 방사선요법과 결합해 효능을 확인할 예정이다. 루크 교수는 "다양한 암 유형에 대한 테보텔리맙의 안전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차세대 면역관문억제제 타깃으로 떠오르는 LAG-3

암세포는 T세포와 결합해 우리 몸의 면역작용을 회피하는데 면역관문억제제는 두 세포가 결합하지 못하도록 수용체를 막아 정상적으로 T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도록 한다. 2011년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받은 BMS 여보이(CTLA-4 억제제)와 올해 3월 모든 암종에 대해 FDA 승인 받은 키트루다(PD-1 억제제)가 대표적인 면역관문억제제다.최근에는 LAG-3를 비롯해 새로운 면역관문 타깃을 대상으로 치료제를 개발하려는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

가장 속도가 빠른 것은 리제네론의 피안리맙이다. 리제네론은 피안리맙(LAG-3 억제제)과 리브타요(PD-1 억제제)의 병용투여 임상 1상 분석 결과를 지난 5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23에서 발표했다. 3개 코호트(환자군) 98명 대상 시험에서 객관적 반응률(ORR) 61%을 보여 기존 PD-1 억제제의 객관적 반응률을 두 배 이상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MSD도 호지킨 림프종 환자를 대상으로 페브젤리맙과 키트루다의 병용요법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한 임상 1/2상 결과를 올해 6월 국제학술지 '혈액종양'에 발표했다. 전체 반응률은 73%, 완전반응률은 27%, 부분반응률은 47%였다. 이외에도 노바티스(렐라밀리맙), 베링거인겔하임(미프테나리맙) 등이 LAG-3 억제제를 개발하고 있다.국내에서는 에이비엘바이오와 와이바이오로직스가 LAG-3 억제제를 개발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LAG-3 억제제 'ABL501'에 대한 국내 임상 1상 용량증량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ABL501은 PD-1과 LAG-3를 동시 억제하는 이중항체다.

지난해 6월에는 국제학술지 '분자테라피'에 ABL501의 작용기전과 항암효과를 분석해 발표하기도 했다. 논문에 따르면 ABL501을 투여했을 때 기존 LAG-3, PD-1 억제제 병용요법 대비 더 많은 T세포가 활성화됐고 쥐 실험에서도 항암 효과가 증명됐다.

와이바이오로직스는 YBL-011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고형암 대상 LAG-3를 억제하는 단일항체로 현재 허가용 비임상 단계에 있다.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4일 9시 15분 <한경 바이오인사이트> 온라인에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