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2500만원짜리 과속 단속 카메라, 발견된 곳이…

사진=서귀포경찰서 제공

도로변에 설치된 이동식 과속 단속 카메라를 훔쳐 과수원에 파묻은 50대 택시기사가 붙잡혔다.

23일 제주 서귀포경찰서는 절도 혐의로 50대 택시 기사 A씨를 구속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2일 오후 7시 39분부터 13일 오전 9시 26분께 서귀포시 중산간서로 우남육교 동쪽 600m에 설치된 이동식 단속 카메라 박스의 잠금장치를 부수고 그 안에 있던 2500만원 카메라 1대와 450만원 상당의 카메라 보조배터리, 삼각대 등을 훔친 혐의를 받는다.

제주도 자치경찰단은 사건 발생 이튿날 오전 카메라를 회수하러 갔다가 카메라가 사라진 사실을 인지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주변 CCTV를 확인해 흰색 K5 택시가 범행 장소에 머문 것을 확인하고는 제주지역 흰색 K5 택시 122대를 대조한 끝에 A씨를 특정했다.

하지만 검거된 A씨는 범행을 전면 부인했고, 경찰은 도난당한 카메라 등 확실한 증거를 발견하지 못해 A씨를 귀가시켰다.

이후 경찰은 휴대전화 포렌식을 통해 A씨가 범행 다음날 여동생과 1시간 가량 과수원에 머문 사실을 확인했고, 과수원을 집중 수색한 끝에 땅에 파묻힌 이동식 카메라를 발견했다.

카메라가 발견된 뒤로도 A씨는 "왜 (단속) 카메라가 여동생 과수원에 파묻혀 있는지 모르겠다"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A씨가 제한 최고속도가 시속 80km인 범행 현장에서 100km로 운행한 기록을 확인, 과속 단속에 불만을 품고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