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직원, 또 부정행위 의혹…'모럴 해저드' 논란 계속 [정지은의 산업노트]

게임즈 직원, '오딘' 정보 사전 유출 의혹
아이템 가격 변동 정보 알리며 '사재기' 권해
2년 전 출시 때 '정보 유출'된 적도
지난달엔 카카오 CFO 법카 1억 횡령
경기 성남시 카카오 사옥 '카카오 판교아지트'. /사진=허문찬 기자
카카오게임즈 직원이 게임 업데이트 정보를 사전 유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회사 측이 내부 조사에 착수했다. 지난달 카카오 임원의 법인카드 횡령 사실이 드러나고 1개월 여 만에 또 다른 직원 부정행위 사례가 나왔다. 카카오를 둘러싼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 논란이 심화하는 모양새다.

23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최근 일부 직원이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오딘:발할라 라이징(이하 오딘)’의 업데이트 정보를 유출하고 악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내부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한 직원이 업데이트 시행 전 관련 내용을 자신이 소속된 길드원에게 유포했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업데이트 후 게임 내 일부 재화 가격이 달라진다는 점을 알려 ‘사재기’를 권한 정황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부정행위는 암호화 기반 메신저플랫폼 ‘디스코드’에서 이뤄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카카오게임즈 측은 게임 데이터와 제보 정보 등을 토대로 해당 직원이 누구인지, 사실 관계를 빠른 시일 내 확인하겠다는 방침이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부정행위가 사실로 확인된다면 인사 정책에 따라 엄중한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 이용자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오딘’은 2021년 6월에도 카카오게임즈 직원이 게임 출시 전 주요 정보를 사전 유출해 논란이 일었던 게임이다. 직원은 해고 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카카오게임즈 측은 “엄격한 보안 교육을 실시하고 정보 관리 프로세스를 점검해 재발을 방지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2년4개월 여 만에 또 직원 정보 유출 의혹이 제기됐다.

카카오 안팎에선 내부 직원의 부정행위가 이어지는 것을 심각하게 보는 분위기다. 지난달에는 김기홍 카카오 전 재무그룹장(CFO·부사장)이 법인카드로 1억원 상당의 게임 아이템을 결제해 배임·횡령 혐의로 경찰에 고발됐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