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3개월 만에 연중 최고가 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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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SEC, 현물 ETF 승인 가능성비트코인 가격이 3개월 만에 연고점을 갈아치웠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기대가 커지면서다. 일부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는 ‘수수료 무료’를 내세우며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빗썸 이어 코빗도 수수료 무료
"업비트 독주 막자" 고육책
23일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이날 비트코인은 전날보다 2.85% 오른 4150만원에 거래됐다. 한때 4160만원까지 오르면서 지난 7월 12일(4120만원) 이후 3개월여 만에 연고점을 경신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세를 보인 것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현물 ETF를 승인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면서다. 폴 그레월 코인베이스 최고법률책임자(CLO)는 “현물 ETF 신청은 법에 근거해 판단을 내려야 하므로 곧 승인받을 것”이라며 “조만간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는 수수료 무료 카드를 앞세워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때 시장 점유율 90%를 웃돌던 업비트의 독주를 막기 위한 고육책이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시장 2위인 빗썸에 이어 코빗이 수수료 무료를 시행했다. 코빗은 이날 100만원 이상 암호화폐를 코빗으로 입금한 모든 고객에게 5000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지급하는 방안도 발표했다.앞서 빗썸은 수수료 무료를 선언한 뒤 10% 안팎이던 시장 점유율이 30%까지 뛰었다. 코인게코에 따르면 현재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시장 점유율은 업비트가 71.4%, 빗썸 24.7%, 코인원 3.1%, 코빗 0.6%, 고팍스 0.2% 순이다.
일각에선 시장의 독점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비트가 독점적 지위에 오른 것은 실명계좌 계약을 맺은 케이뱅크 덕이 컸기 때문이다.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는 농협은행(빗썸), 신한은행(코빗) 등 시중은행 대비 계좌를 개설하는 데 이용 편의성과 접근성이 좋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암호화폐 거래가 한 업체에 몰리는 것은 해외에서도 보기 어려운 현상”이라며 “정책적으로 거래소에 여러 은행의 실명 계정을 허용한다면 독점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법인과 기관의 투자를 허용하는 것도 시장 독점을 막는 방안으로 거론된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