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앤에프, 유럽 배터리社에 20조 규모 양극재 공급한다

2025년부터 5년간 공급 계약
엘앤에프 수주 중 역대 최대
K배터리에 편중된 고객 다각화
배터리 소재 기업 엘앤에프가 한 유럽 배터리 업체와 5년간 20조원 규모의 양극재 공급 계약을 연내 맺기로 했다. 엘앤에프가 수주한 계약 중 역대 최대 규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엘앤에프는 최근 이 업체로부터 각형 배터리용 양극재 인증을 받았다. 엘앤에프 소재를 적용해 배터리를 양산할 수 있다는 의미다. 두 회사는 공급 계약을 위해 대략적인 조건 협의를 마쳤다. 연내 계약을 마무리할 것으로 관측된다. 엘앤에프가 이 업체에 공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사가 논의 중인 공급 규모는 2025년부터 5년간 20조원어치다. 이대로 계약이 이뤄지면 연간 공급 규모만 4조원에 달한다. 작년 엘앤에프 매출(3조8873억원)보다 많다. 이 같은 소식에 이날 엘앤에프 주가는 전날보다 3.09% 올랐다.

이번 계약엔 ‘하이니켈’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양극재를 비롯해 니켈망간계(NMX), 미드니켈, 단결정 양극재 등도 포함됐다. 회사 관계자는 “주력 상품뿐 아니라 차세대 제품까지 중장기적으로 공급한다는 점이 의미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 배터리 업체는 엘앤에프의 양극재를 공급받아 폭스바겐, BMW 등에 배터리를 최종 납품할 것으로 전망된다.이 회사는 유럽 배터리 기업 가운데 가장 주목받고 있다. 유럽 기업들은 아시아 기업에 대한 배터리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신생 배터리 업체들을 설립했지만, 양산에 성공한 곳은 거의 없다. 이 업체는 엘앤에프를 비롯해 한국 배터리 기업과 잇따라 손을 잡고 있다.

이번에 최종 계약을 체결하면 엘앤에프는 장기 성장을 위한 안정적인 기반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편중된 고객사를 다각화해 실적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의 올해 3분기까지 매출 비중은 LG에너지솔루션 80%, SK온 15%다. 이들 기업의 판매량이 꺾이면 실적이 함께 요동치는 구조다. 2025년 매출 비중 목표는 LG에너지솔루션 50%, 글로벌 전기차 업계 30%, SK온 20%다.

강미선/김형규 기자 misunn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