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로 만나는 셰익스피어 '맥베스'

현대적 각색 거쳐 韓 첫 뮤지컬화
12월 한달간 세종문화회관 공연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맥베스’가 뮤지컬로 무대에 오른다. 맥베스는 연극과 무용으로 공연된 적은 많지만 뮤지컬로 각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3일 세종문화회관은 산하단체인 서울시뮤지컬단의 창작뮤지컬 ‘맥베스’(사진)를 오는 12월 2~30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한다고 밝혔다. ‘맥베스’는 스코틀랜드의 용맹한 장군 맥베스가 자신이 왕이 될 것이란 마녀의 예언을 듣고 욕망에 사로잡혀 타락하고 파멸에 이르는 내용의 비극이다.

이번 작품은 기존 인물의 캐릭터에 변화를 주는 등 현대적 각색을 거쳤다. 가장 크게 변화한 건 레이디 맥베스(맥베스의 부인)다. 원작에선 남편을 설득해 왕을 암살하도록 하는 등 대표적인 악녀 캐릭터다. 이번 작품에선 레이디 맥베스에 ‘맥버니’라는 이름이 붙는다. 뛰어난 검술을 겸비한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인물로 극을 이끌어 나간다.

맥베스에게 ‘왕이 된다’는 예언을 한 세 마녀는 이번 작품에서 서로 다른 세 인물로 바뀌어 등장한다. 맥베스에게 “힘을 키워 장차 왕이 돼라”며 강압적인 태도로 일관했던 돌아가신 아버지(스콧), 맥베스가 전쟁터를 떠도느라 보살피지 못해 세상을 먼저 떠난 아들(앤디), 언젠가 왕이 되고 싶다고 간절히 바라는 청년 시절 자신의 모습 등이 환영으로 떠도는 형식이다.

셰익스피어 특유의 시적 언어는 뮤지컬 스타일의 음악과 어우러질 예정이다. 팝, 왈츠, 행진곡, 대관식 찬가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코러스 합창으로 구현한다. 박천휘 작곡가는 “맥베스와 맥버니의 요동치는 감정이 다채로운 음악 속에 펼쳐질 것”이라고 했다. 조윤지 연출가는 “전쟁 영웅이면서 잔인한 살인자인 맥베스가 노래할 때, 관객들은 과연 이 악인에게 감정이입을 해야 할지 갈등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