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 새는 실손보험금…물리치료 올 2조 넘을 듯

도수·연골증식 등 과잉진료 심각
손해율 133%…보험사 손실 커져
과잉 진료를 유발하는 대표적 의료행위로 꼽히는 물리치료에 지급한 실손의료보험금이 올해 처음 2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4000만 명이 가입한 실손보험 재원에서 심각한 누수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이 손해보험업계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도수, 체외충격파, 연골증식 등 3대 물리치료로 지급한 실손보험금은 1조109억원으로 집계됐다. 조 의원은 올해 전체 물리치료 실손보험금 지급액이 2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2018년 9900억원에서 5년 만에 두 배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가입자 증가와 보험료 인상으로 전체 실손보험료 수입이 20%가량 늘었지만 지급한 보험금이 더 빠르게 불어난 것이다.

실손보험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 부분은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항목이다. 비급여는 정해진 수가가 없어 의사가 진료비를 임의로 정할 수 있다. 환자도 보험금을 받기 때문에 가격 저항이 적다.

조 의원은 이런 구조가 과잉 진료를 초래한다고 분석했다. 도수치료만 해도 병원별 가격이 3000원에서 60만원까지 20배 차이가 난다. 일부 병·의원과 브로커는 이런 맹점을 이용해 새로운 비급여 항목을 발굴하고 있다. 수천만원에 달하던 백내장 수술 보험금이 지난해 대법원 판결로 최고 25만원으로 제한되자 올해 발달지연 치료가 급증한 식이다.실손보험금이 일부에게만 편중돼 지급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실손보험 가입자 중 1%가 전체 지급 보험금의 48%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잉 진료로 인한 보험사 손실도 크다. 작년 실손보험 손해율은 133%로 2021년(131%)보다 높아졌다.

강현우/최한종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