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사우디 국부펀드, 5억달러 들여 공장설립

'연산 5만대' 조립공장 내년 착공
정의선 "중동의 車산업 메카로"

현대자동차는 22일(현지시간) 한·사우디 투자포럼에서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와 CKD 공장 설립을 위한 합작투자 계약을 맺었다. 왼쪽부터 장재훈 현대차 사장, 윤석열 대통령, 야지드 알후미에드 PIF 부총재, 칼리드 팔리흐 사우디 투자부 장관. 리야드=김범준 기자

현대자동차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와 공동으로 5억달러를 투자해 사우디에 반제품조립(CKD) 공장을 짓는다. ‘기회의 땅’인 중동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차는 22일(현지시간) 사우디 리야드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한·사우디 투자포럼에서 PIF와 CKD 공장 설립을 위한 합작투자 계약을 맺었다. CKD 합작공장의 생산능력은 연간 5만 대다. 양측은 2024년 공장을 착공해 2026년 상반기부터 전기차와 내연기관차 등 다양한 차량을 생산할 계획이다. 공장이 들어서는 킹 압둘라 경제도시(KAEC)는 중동 자동차산업의 중심지로 떠오르는 기획도시다.

현대차와 PIF는 합작공장 건설에 5억달러 이상을 공동 투자할 계획이다. 공장 지분은 현대차가 30%, PIF가 70%를 보유한다. 이번 협력은 중동 시장 확장에 나선 현대차그룹과 전기차 보급에 속도를 내는 사우디 정부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중동 지역에서 연간 55만 대(점유율 20%)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사우디는 국가 발전 프로젝트인 ‘사우디아라비아 비전 2030’의 일환으로 전동화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선대 회장(고 정주영 현대 창업회장)이 사우디 건설사업에 참여한 지 50년 만에 현대차가 사우디 전기차 사업에 진출하게 돼 감회가 새롭다”며 “사우디가 중동의 자동차산업 메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와 PIF의 계약 체결식은 당초 다른 양해각서(MOU) 서명식과 함께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사우디 측의 강한 요구에 의해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하는 투자포럼의 ‘메인 이벤트’로 격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