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조종 의혹' 카카오 김범수, 조사 마친 후…"성실히 임했다"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23일 오전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으로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스1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전 이사회 의장이 금융감독원에서 16시간여의 장시간 조사를 마친 후 "성실히 임했다"고 말했다.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지난 23일 김 의장에 대한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주식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24일 오전 1시 40분께까지 조사를 진행했다. 금감원 특사경이 대기업 총수급을 공개 소환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받는다.조사를 마친 후 등장한 김 전 의장에게 "주가조작 혐의를 인정하느냐", "카카오가 창사 이래 최대 위기라는 말이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졌다. 김 전 의장은 "성실히 조사에 임했다"고만 답했을 뿐, 다른 질문에는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은 채 여의도 금감원 청사를 빠져나갔다.

앞서 금감원 특사경은 지난 13일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관여 의혹이 제기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등 3명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은 지난 19일 피의자들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배 대표에 대해서만 영장을 발부했다.

특사경은 이들이 지난 2월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전 상대방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2400여억원을 투입, SM엔터테인먼트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 가격 이상으로 끌어올린 혐의가 있다고 보고 있다.당시 하이브가 " SM엔터테인먼트에 대한 비정상적 매입 행위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면서 카카오의 시세조종 의혹이 제기됐다. 카카오와 특수관계에 있는 자산운용사인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시세조종에 개입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특사경은 이러한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4월 카카오와 SM엔터테인먼트를, 이어 8월에는 김 전 의장 사무실을 압수 수색을 했다. 이를 통해 배 대표와 카카오 실무진 등이 SM엔터테인먼트 주식 매입과 관련해 통화하거나 문자를 주고받은 사실을 일부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특사경은 김 전 의장 소환 조사 결과를 토대로 구속영장 신청 여부 등을 결정할 것으로 전해진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