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비싼 냄새" "갤럭시 어떠냐" 일부 지자체 유튜브 '눈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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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충주시 영상 논란 일자 삭제…홍보 경쟁하다 '무리수' "건물들이 반짝반짝하고 사람도 많잖아? 킁킁, 뭔가 비싼 냄새가 나는 것 같아."(서울 강남구 유튜브 영상)
"갤럭시 어떠냐. 갤럭시 쓰는 남자.", "제 친구가 (남자로부터) 번호를 따였는데, 상대방 휴대전화가 갤럭시여서 좀 당황했다더라."(충북 충주시 유튜브 영상)
최근 일부 지방자치단체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논란을 빚었던 영상 내용의 일부다. 지역 홍보라는 본질은 외면한 채 재미만을 추구하다가 '무리수'를 두는 지자체 홍보 영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 강남구가 지난 12일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에는 한 여성이 "야, 너네 촌스럽게 건물들 좀 그만 쳐다봐. 완전 시골에서 온 사람들 같아 보이거든?"이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와 누리꾼들의 반발을 샀다.
결국 해당 영상은 비공개 처리됐다. 충주시가 지난 17일 올린 영상에서는 충주시 '홍보맨'으로 유명한 한 주무관과 대학생이 대화를 나누던 중 나온 갤럭시(삼성전자 스마트폰) 관련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 영상 댓글난에는 영상 내용이 갤럭시 사용자를 비하·희화화하는 데다가 충주시 홍보와 아무 관련이 없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해당 대학생에 대한 비난까지 이어지자 결국 충주시는 영상을 삭제했다. 서울 강남구에 사는 류모(46) 씨는 24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강남구 영상에 대해 "굳이 '비싼 냄새' 같은 표현을 썼다는 점이 불쾌하고 조금 과하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평가했다.
경기 광명시에 사는 박모(27) 씨는 충주시 영상을 두고 "온라인에서 우스갯소리 수준으로 떠도는 이야기가 지자체 공식 유튜브에서 언급됐다는 점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전혀 와닿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지자체들이 이처럼 아슬아슬하게 선을 넘나드는 콘텐츠를 추구하는 것은 조회수와 댓글 경쟁 때문이다.
조회수와 댓글이 지자체들의 홍보 성과를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지자체 중에서는 충주시의 유튜브 영상들이 젊은 층의 호응을 얻는 데 가장 먼저 성공했다.
충주시 유튜브 채널을 대중에게 알린 '공무원 관짝춤' 동영상은 조회수가 900만회에 육박하며, 채널 구독자는 44만3천명으로 전국 지자체 중 1위다.
충주시 영상들이 '히트'를 치자 전국 지자체가 너도나도 홍보 콘텐츠의 오락성 경쟁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재미가 조회수 상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사실이다.
한남대 정치언론국제학과 박사과정 김기욱 씨와 강한나 조교수의 '국내 광역지방자치단체 유튜브 콘텐츠 특성에 관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B급 감성'을 더한 오락성 영상이 일반 정보성 영상보다 조회수가 25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주로 이용하는 젊은 층에만 집중하다 보니 정작 정책 대상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다른 연령대의 주민은 거부감을 느끼는 사례도 늘고 있다.
오락성 추구가 유일한 목적인 개인 유튜버들과 달리 지자체 SNS는 정책 홍보와 정확한 정보 전달이 본래 목적인데, 부적절한 내용으로 물의를 빚을 경우 당초 홍보하려던 정책 내용이 묻혀버리는 역효과가 나기도 한다.
이에 따라 공무원들의 새로운 시도를 위축시키지 않으면서도 논란 없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공무원 한 사람의 역량에만 의존하지 말고, 조직이 홍보물 제작부터 검토까지 책임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민호 한국행정연구원 규제정책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평가가 좋으면 조직의 성과로, 문제가 생기면 개인의 잘못으로 돌리는 조직문화를 버리고 조직 차원에서 최소한의 검수를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갤럭시 어떠냐. 갤럭시 쓰는 남자.", "제 친구가 (남자로부터) 번호를 따였는데, 상대방 휴대전화가 갤럭시여서 좀 당황했다더라."(충북 충주시 유튜브 영상)
최근 일부 지방자치단체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논란을 빚었던 영상 내용의 일부다. 지역 홍보라는 본질은 외면한 채 재미만을 추구하다가 '무리수'를 두는 지자체 홍보 영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 강남구가 지난 12일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에는 한 여성이 "야, 너네 촌스럽게 건물들 좀 그만 쳐다봐. 완전 시골에서 온 사람들 같아 보이거든?"이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와 누리꾼들의 반발을 샀다.
결국 해당 영상은 비공개 처리됐다. 충주시가 지난 17일 올린 영상에서는 충주시 '홍보맨'으로 유명한 한 주무관과 대학생이 대화를 나누던 중 나온 갤럭시(삼성전자 스마트폰) 관련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 영상 댓글난에는 영상 내용이 갤럭시 사용자를 비하·희화화하는 데다가 충주시 홍보와 아무 관련이 없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해당 대학생에 대한 비난까지 이어지자 결국 충주시는 영상을 삭제했다. 서울 강남구에 사는 류모(46) 씨는 24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강남구 영상에 대해 "굳이 '비싼 냄새' 같은 표현을 썼다는 점이 불쾌하고 조금 과하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평가했다.
경기 광명시에 사는 박모(27) 씨는 충주시 영상을 두고 "온라인에서 우스갯소리 수준으로 떠도는 이야기가 지자체 공식 유튜브에서 언급됐다는 점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전혀 와닿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지자체들이 이처럼 아슬아슬하게 선을 넘나드는 콘텐츠를 추구하는 것은 조회수와 댓글 경쟁 때문이다.
조회수와 댓글이 지자체들의 홍보 성과를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지자체 중에서는 충주시의 유튜브 영상들이 젊은 층의 호응을 얻는 데 가장 먼저 성공했다.
충주시 유튜브 채널을 대중에게 알린 '공무원 관짝춤' 동영상은 조회수가 900만회에 육박하며, 채널 구독자는 44만3천명으로 전국 지자체 중 1위다.
충주시 영상들이 '히트'를 치자 전국 지자체가 너도나도 홍보 콘텐츠의 오락성 경쟁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재미가 조회수 상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사실이다.
한남대 정치언론국제학과 박사과정 김기욱 씨와 강한나 조교수의 '국내 광역지방자치단체 유튜브 콘텐츠 특성에 관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B급 감성'을 더한 오락성 영상이 일반 정보성 영상보다 조회수가 25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주로 이용하는 젊은 층에만 집중하다 보니 정작 정책 대상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다른 연령대의 주민은 거부감을 느끼는 사례도 늘고 있다.
오락성 추구가 유일한 목적인 개인 유튜버들과 달리 지자체 SNS는 정책 홍보와 정확한 정보 전달이 본래 목적인데, 부적절한 내용으로 물의를 빚을 경우 당초 홍보하려던 정책 내용이 묻혀버리는 역효과가 나기도 한다.
이에 따라 공무원들의 새로운 시도를 위축시키지 않으면서도 논란 없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공무원 한 사람의 역량에만 의존하지 말고, 조직이 홍보물 제작부터 검토까지 책임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민호 한국행정연구원 규제정책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평가가 좋으면 조직의 성과로, 문제가 생기면 개인의 잘못으로 돌리는 조직문화를 버리고 조직 차원에서 최소한의 검수를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