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호재에도 주가 급락…"바이오주, 이제 실적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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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섹터가 또다시 크게 휘청였다. 신약 개발에 대한 호재성 소식을 재료 소멸로 받아들이면서다. 증권가에서는 제약·바이오 기업이 기대감보다는 실적으로 가치를 입증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임상 결과 생존기간(mPFS)이 개선되는 경향이 나타나는 등 렉라자가 신규 치료제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이 내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을 것이란 전망도 내놓는 상황이다. 렉라자는 지난 2015년 유한양행이 오스코텍으로부터 기술 도입한 물질이다.
문제는 양호한 임상 결과에도 하락세를 걷고 있는 주가다. 시장에서는 신약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컸던 만큼 임상 결과 발표를 재료 소멸로 판단한 분위기다. 정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유한양행의 신약 임상실험 결과 환자의 생존 기간을 늘리는 긍정적 경향성이 확인됐다"면서도 "추가적인 임상을 거쳐 데이터를 구체화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내 바이오 기업은 임상 돌입과 임상 결과 발표를 기점으로 급등락을 거듭해왔다. 일부 기업은 불투명한 회계 처리와 불성실 공시, 리베이트 등으로 투자자의 막대한 손실을 야기하기도 했다. 이같은 과정을 거치며 제약·바이오 업종은 신성장 산업으로 꼽히면서도 주식시장에서는 철저히 소외돼 왔다.
고금리가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점도 부담이다. 그동안 바이오 기업들은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운영자금·연구개발 비용을 조달해왔지만 고금리 상황에서는 이것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적으로 기업 가치를 증명하는 '돈 버는 바이오 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배경이다. 김민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려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 금리는 국내 바이오텍에게 분명한 부담"이라며 "흑자 경영으로 호실적이 뒷받침되는 기업에게 주목해야 할 때"라고 분석했다.
전효성 기자 zeon@hankyung.com
'렉라자' 양호한 임상결과에도 주가는 급락
24일 오후 2시 30분 기준 유한양행의 주가는 6.45% 내린 5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7거래일 중 6거래일을 하락했다. 이 기간 증발한 시가총액만 1조6000억원(-27.26%)에 달한다. 이날 신약 개발기업인 오스코텍과 지아이이노베이션도 각각 10.76%, 2.72%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기업은 지난 18일 두자릿수 넘는 주가 하락을 겪었는데 이날 2차 충격을 받은 셈이다. 주가 하락은 유한양행의 '렉라자' 임상결과가 촉발했다. 유한양행은 23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에서 폐암치료제 '렉라자'와 미국 얀센의 '리브리반트'를 병용 투여한 '마리포사'의 임상 결과를 발표했다.임상 결과 생존기간(mPFS)이 개선되는 경향이 나타나는 등 렉라자가 신규 치료제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이 내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을 것이란 전망도 내놓는 상황이다. 렉라자는 지난 2015년 유한양행이 오스코텍으로부터 기술 도입한 물질이다.
문제는 양호한 임상 결과에도 하락세를 걷고 있는 주가다. 시장에서는 신약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컸던 만큼 임상 결과 발표를 재료 소멸로 판단한 분위기다. 정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유한양행의 신약 임상실험 결과 환자의 생존 기간을 늘리는 긍정적 경향성이 확인됐다"면서도 "추가적인 임상을 거쳐 데이터를 구체화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기대감보다는 실적으로 증명할 시기
시장에서는 제약·바이오 업종이 기대감보다는 실적으로 증명해야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고 분석한다.국내 바이오 기업은 임상 돌입과 임상 결과 발표를 기점으로 급등락을 거듭해왔다. 일부 기업은 불투명한 회계 처리와 불성실 공시, 리베이트 등으로 투자자의 막대한 손실을 야기하기도 했다. 이같은 과정을 거치며 제약·바이오 업종은 신성장 산업으로 꼽히면서도 주식시장에서는 철저히 소외돼 왔다.
고금리가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점도 부담이다. 그동안 바이오 기업들은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운영자금·연구개발 비용을 조달해왔지만 고금리 상황에서는 이것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적으로 기업 가치를 증명하는 '돈 버는 바이오 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배경이다. 김민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려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 금리는 국내 바이오텍에게 분명한 부담"이라며 "흑자 경영으로 호실적이 뒷받침되는 기업에게 주목해야 할 때"라고 분석했다.
전효성 기자 z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