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 참전용사 헌신에 감사"...뉴욕 카네기홀서 정전 70주년 기념 콘서트

"6·25 전쟁 참전 용사들은 일어나 주십시오. 당신의 헌신에 감사합니다"

6.25 전쟁 정전 70주년을 기념하는 콘서트가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카네기홀에서 열렸다. 콘서트 시작에 앞서 참전 용사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사회자의 말이 끝나자 세 명의 노신사가 군데군데 자리에서 일어났다. 모두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한 제복차림이었다. 그들이 손을 흔들고 청중을 향해 여러 방향으로 인사하는 동안 박수는 내내 끊이지 않았다. 주유엔 한국대표부는 이 날 유엔군의 한국전 참전을 기념하고, 유엔과 22개 참전국에 대한 감사를 표하기 위한 콘서트를 열었다. '우리의 영웅을 기억하며'를 주제로 국가보훈부가 공동개최한 콘서트에는 참전국을 포함한 유엔 회원국 50여개국 대사를 비롯해 유엔사무국의 고위 간부와 직원 등 2500여 명이 참석했다. 전체 유엔 회원국 외교단을 대상으로 유엔군의 한국전 참전의 의미를 기리는 콘서트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연에는 소프라노 조수미, 첼리스트 고봉신 등이 등장했다. 조수미는 안정준 작곡가의 '아리아리랑', 오페라 '보헤미안 걸'에 등장하는 '나는 대리석 궁전에 사는 꿈을 꾸었네'를 불렀다. 앙코르 요청이 이어지자 "다양한 아베마리아 곡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노래"라며 카치니의 '아베마리아'를 불렀다. 참전국인 캐나다 트럼펫 연주자 옌스 린데만, 재즈 가수 매트 카팅구브는 흥겨운 재즈 선율을 선보였다. 커팅겁은 아버지가 한국군 참전용사였음을 밝히면서 뜨거운 박수를 받기도 했다. 배종훈 지휘자가 이끄는 서초교향악단은 '한국 전쟁 영웅들을 위한 팡파르'를 처음으로 연주하기도 했다.

황준국 주유엔대표부 대사는 콘서트에 앞서 6·25 전쟁 참전국 22개국의 이름과 참전부대의 영웅적인 이야기를 일일이 소개했다. 그는 "오늘 콘서트는 한국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보호한 유엔군의 헌신과 희생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라며 "한국전 참전국의 고귀한 희생 덕에 한국이 지금과 같이 성장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뉴욕 = 나수지 특파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