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괜찮네"…'현대차 인증 중고차' 뚜껑 열어보니

첫날 그랜저·싼타페 등 인기차종 260여대 매물 등록
가솔린 20만~80만원 비싸, 하이브리드 오히려 저렴
현대차 인증중고차 가격·상태 대부분 균일
기존 플랫폼은 사고유무·인증상태에 따라 제각각
현대차·제네시스 인증중고차. /현대차 제공
24일 인증 중고차 판매를 시작한 현대자동차와 제네시스가 예상보다 경쟁력 있는 가격대의 매물을 내놓아 눈길을 끈다.

첫날 물량은 260여대 정도로 현대차 내부에서 전시 및 시승차로 운영되던 생산된 지 1년 정도 된 신차급 차량들이다. 차량 연식과 주행거리를 제한하고 판매 차량의 내·외관 272개 항목에 걸쳐 정밀진단을 거치는 만큼 기존 중고차 업체들보다 가격대가 비쌀 것이란 예상이 나왔지만, 기존 중고차 판매 플랫폼 대비 크게 높지 않았다. 경우에 따라 오히려 저렴한 매물도 보였다.현대차와 제네시스 인증중고차를 판매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현대·제네시스 인증중고차'를 보면 판매 첫날 아반떼·그랜저·싼타페 등 현대차의 인기 차종 260여대가 올라왔다. 현대차와 제네시스는 인증 중고차를 온라인으로만 판매한다.

현대차 앱에서 아반떼(CN7) 가솔린 1.6 2WD 인스퍼레이션 모델 중 1400km밖에 달리지 않은 차량 가격이 2700만원대에 책정됐다. 아반떼 하이브리드 2023년형의 경우 1000km 정도 달린 차량이 3100만원대다.

기존 국내 1위 온라인 중고차 판매 플랫폼에서 같은 모델로 유사한 거리를 주행한 차량과 비교해보면 가솔린의 경우 현대차 인증중고차가 20만~30만원 비싼 반면 하이브리드는 오히려 10만원가량 저렴했다.
현대차·제네시스 인증중고차. /현대차 제공
현대차 앱에선 신형 그랜저 하이브리드 1.6T 2WD 캘리그래피의 경우 7000km 운행 수준 차량이 5400만원대다. 같은 모델 가솔린 3.5의 경우 9000km를 달린 차량이 5100만원대에 올라왔다.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차량 상태에 따라 현대차 인증중고차가 60만~100만원 비쌌고, 가솔린의 경우 가격이 같거나 대부분 40만~50만원가량 더 높은 수준에 책정됐다.

현대차 앱에서 코나(SX2) 하이브리드 2WD 인스퍼레이션의 경우 2400km가량 탄 차량이 3700만원대에 책정됐다. 가솔린 2.0 모델은 2700여km 달린 차량이 3030만원대로 올라왔다. 코나 역시 같은 모델로 유사한 주행거리를 달렸을 경우 현대차 인증중고차가 40만~60만원 더 비쌌다.현대차 앱에서 싼타페(TM) 하이브리드 AWD 캘리그래피의 경우 2200km를 달린 차량이 4500만원대, 2021년형으로 2만3000km가량을 달린 차량은 4000만원대다. 2만1000km를 탄 디젤 모델은 3300만원대였다. 싼타페 하이브리드와 디젤의 경우 오히려 현대차 인증중고차가 각각 150만원, 300만원가량 저렴했다.
현대차·제네시스 인증중고차. /현대차 제공
현대차 인증중고차는 5년·10만km 이내 자사 중고차를 매입해 270여개 항목을 점검한 뒤 판매한다. 제조사가 판매 주체이기 때문에 차량 상태나 품질이 일반 중고차 플랫폼보다 균일하다는 게 포인트다. 기존 중고차 플랫폼의 경우 딜러사들이 각각 매물을 올리는 방식이어서 사고유무, 추가 인증유무 등에 따라 차량 가격이 제각각인 경우가 많았다.

중소벤처기업부 권고안에 따라 한동안 현대차의 중고차 판매량은 제한돼 있다. 전체 중고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이 2.9~4.1%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판매 가능하다. 내년 4월까지는 점유율 2.9%, 2025년 4월까지는 점유율 4.1%를 넘지 않아야 한다. 현대차는 올해 연말까지 두 달여간 5000대 중고차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