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사우디 시장…한국 신성장동력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국빈 방문은 상당한 외교적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은 24일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겸 총리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두 나라 사이에는 과거 8차례 정상급 교류가 있었지만, 공동성명이 나온 것은 중동 붐이 한창이던 1980년 최규하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 이후 43년 만이다.

이번 공동성명에는 경제 협력은 물론 문화·인적교류 확대, 미래 과학기술 협력과 안보 협력에 이르기까지 전 분야에 걸친 포괄적 협력 방안이 담겼다. 지난해 수교 60주년을 맞아 수립한 ‘미래지향적 전략 동반자 관계’의 심화 발전을 대전제로 삼아, 수교 후 교역 규모가 400배 증가한 경제 협력을 수소경제, 스마트시티, 미래형 교통수단 등 첨단 분야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외교 관계가 발전하기 위해선 해당국 간의 전략적 이해가 맞아떨어져야 한다. 윤 대통령의 이번 사우디 방문에서도 이런 외교 원칙이 재확인됐다. 사우디가 한국에 가장 희망하는 분야 중 하나는 방위산업 협력이다. 사우디는 국산 지대공 요격미사일 체계인 ‘천궁-Π’ 등 방공 시스템에 관심이 많으며, 수조원대 무기 수출 계약이 성사 단계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의 표현대로 방위산업은 사우디가 ‘블루오션’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또한 이번 방문을 통해 사우디의 국가적 프로젝트인 네옴시티의 한국 기업 참여와 석유의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이라는 경제 및 에너지 안보의 수확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대통령실은 “연말까지 네옴시티 관련 총 250억달러(약 34조원) 규모의 6개 사업에서 한국 기업의 수주가 유력하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 방문 기간에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이 24억달러(약 3조2000억원) 규모의 천연가스 정제 플랜트 사업을 수주하는 낭보가 전해졌다.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와 한국석유공사 간 원유 530만 배럴 공동 비축 계약과 함께 비상시 우선 구매권을 보장받은 것도 큰 의미가 있다.

사우디는 세계 최대 기회의 땅으로 떠오르는 곳이다. 2030년까지 5000억달러(약 675조원)를 투입하는 서울 44배 규모의 네옴시티 프로젝트는 플랜트·수소 등 그린에너지와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스마트시티·콘텐츠·서비스 등 전 산업계를 들썩이게 하고 있다. 사우디와의 협력이 저성장 국면에 빠진 우리 경제에 신성장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후속 조치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