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바쁘다 바빠', 열에 아홉은 출장 갔던 원장님, 내근은 14일?

전성배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원장
올해 본원 근무일 14일

與 허은아,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아"

IITP, "외유성 출장이 아닌
불가피한 출장"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달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행정관에서 열린 '2023 메타버스융합대학원 현판증정식'에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전성배 정보통신기획평가원장(오른쪽 세번째)이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의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원장이 올해 근무일 중 90%에 달하는 시간을 출장에 소모한 것으로 나타났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이 IITP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성배 IITP 원장은 올해 근무일 162일 중 148일 동안 출장에 나섰다. 본원 근무일이 14일에 그친 것이다. 전 원장은 올해 국내 출장에는 93일을, 해외 출장에는 55일을 썼다. 전임 원장보다 출장 기간이 66일 더 많다.출장이 잦은 만큼 비용도 늘었다. 올해 출장 비용은 1억6351만4360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해외 출장에 관해서는 최근 7년간 역대 원장 중 출장 횟수와 비용 1위에 올랐다.

다른 기관장과 비교해도 전 원장의 해외 출장 건수는 더 많다. 올해만 7건으로 한 달 반에 한 번꼴로 해외 출장을 다녀온 셈이다.

IITP는 한국연구재단 부설 기관이다. 하지만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은 올해 해외 출장 횟수가 2번에 불과하다. 합쳐서 9일을 해외 출장에 썼다.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은 임기 중 해외 출장을 다녀온 적 없다. 올해 잦아진 전 원장의 출장으로 근로자들의 본업에 차질이 생겼고, 대결자의 결재로 제대로 된 보고가 어렵다는 제보도 나왔다.
사진=연합뉴스
허 의원은 이를 두고 "올해 연구개발(R&D) 예산을 부득이 삭감하느라 다 같이 허리띠 졸라매고 있는데 정작 예산 분배하는 기관의 대표가 과도한 출장 예산을 지출하는 것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다만 IITP는 이를 외유성 출장이라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 측 요청으로 기관장이 해외에 나가는 경우가 잦았다는 것이다. IITP 관계자는 "올해 다녀왔던 해외 출장 7건 중 3건은 대통령 순방 후속조치 등의 일환으로 추진된 사항"이라며 "이를 제외하면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