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인 이어 이선균까지…시퍼렇게 멍든 콘텐츠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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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 산업 위축에 마약 논란까지 '설상가상'
CJ ENM·NEW, 실적 악화까지 이중고
주가는 연초 대비 이미 '반토막'…적자 전망만 나와
"영화계 충격 상당할 것…출연 영화 개봉 쉽지 않아"

25일 경찰에 따르면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는 이선균을 지난 23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형사 입건했다. 경찰은 이선균이 대마뿐 아니라 여러 종류의 마약을 투약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이선균의 마약 의혹은 영화계의 악재가 됐다. 경찰 조사 전 이선균은 영화, 드라마를 넘나들며 활발히 활동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가장 심각한 피해가 예상되는 작품은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탈출)다. CJ ENM이 제작한 이 영화는 이미 촬영을 끝내고, 개봉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선균이 주연을 맡은 영화 탈출은 지난 5월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 공식 초청되며 주목받았다. 이 작품은 프랑스, 미국, 독일, 스페인 등 140개국에 선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CJ ENM 관계자는 "탈출의 개봉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수사 진행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실제 기소까지 이어진다면 재판까지 1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닥 상장사 NEW가 제작한 영화 '행복의 나라'도 개봉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이선균이 주연 배우로 출연한 행복의 나라는 촬영을 끝내고, 후반 작업을 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산업이 부진하며 NEW도 올해 상반기 6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분위기 반전을 노리던 중 뜻하지 않게 암초를 만난 셈이다. NEW의 주가 역시 올해 초 8150원에서 전날 4415원으로 45.83% 하락했다. 우울한 전망 속에 주가가 회복할지는 미지수다.
유아인에 이어 이선균까지 마약 논란에 휩싸이자 전문가들은 K-콘텐츠의 이미지 훼손을 우려했다. 유아인은 이선균에 앞서 마약 투약 의혹으로 조사받고 있다. 그가 출연한 '종말의 바보', '승부', '하이파이브'의 공개 시점이 미뤄졌는데, 이들의 총 제작비는 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최근 사회적으로 마약에 대한 경각심이 고조된 상황"이라며 "두 배우가 출연한 작품들은 개봉하기 쉽지 않을 것이며 업계에 받는 피해가 상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각에선 두 배우가 출연한 영화들이 극장이 아니라 인터넷TV(IPTV)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직행할 수 있다는 전망을 제기하고 있다. 다만 그마저도 손해를 줄이는 방향일 뿐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평론가는 "주연 배우의 사법 리스크가 불거진 극장보단 IPTV, OTT 상영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극장에서 상영되지 않은 영화는 IPTV, OTT와 단가 협상할 때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건과 관련된 인물인 A씨로부터 지속적인 공갈, 협박을 받아와 이에 대해 수사기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와 관련해 향후 진행 상황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말씀드리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