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는 많을수록 좋다"는 김태형 감독…FA 시장 롯데 선택은

수준급 불펜 투수 많은 이번 FA 시장
롯데는 지난해 스토브리그서 260억원 투자
"당연히 감독은 선수가 많을수록 좋다. (이강훈) 대표님에게 선수가 필요하다고 말씀드렸다.

"
'우승 청부사' 김태형(55) 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은 24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열린 감독 취임식에서 프리에이전트(FA)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이렇게 답했다.

이른바 '취임 선물'을 강한 어조로 요구하지는 않았어도, 필요성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은 것이다. FA 시장의 '큰 손' 롯데는 의외로 새 감독 취임에 맞춰 FA를 영입한 사례가 많지 않다.

조원우 전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16년 시즌을 앞두고 손승락과 윤길현을 동시에 영입했으나, 당시 '초보 감독'에 대한 선물이라기보다는 고질적인 불펜 약점을 보강하기 위한 움직임이었다.

이번 FA 시장에는 8년 전 그때처럼 수준급 불펜 투수가 나오는 게 특징이다.
'최대어' 김재윤과 주권(이상 kt wiz), 홍건희(두산 베어스), 함덕주(LG 트윈스) 등이 명단에 오른 주요 선수다.

오승환(삼성 라이온즈)도 FA 자격을 충족했으나 상징성과 보상금 등 여러 조건을 고려하면 타팀 이적 가능성은 작다.

불펜 평균자책점 4.63으로 리그 8위였던 롯데는 불펜 보강이 필요한 구단이다. 마무리 김원중을 필두로 김상수, 구승민, 최준용, 심재민까지는 '필승조'다운 면모를 보여줬으나 이들을 뒷받침할 선수가 필요하다.

FA 시장에 나올 야수 가운데는 1루수 양석환(두산)과 2루수 김선빈(KIA 타이거즈)의 이름이 눈에 띈다.

그러나 당장 롯데에 시급한 포지션이 아니라 영입 우선순위는 뒤로 밀린다.

사실 롯데의 시급한 과제는 '집토끼'인 주전 외야수 전준우와 2루수 안치홍을 붙잡는 것이다.

전준우는 138경기에서 타율 0.312, 17홈런, 77타점으로 팀 내 최다 홈런과 최고 타율을 찍었고, 안치홍도 타율 0.292, 8홈런, 63타점으로 활약했다.

김 감독도 전준우와 안치홍만큼은 꼭 필요한 선수라며 구단에 잡아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지난해 스토브리그에서 롯데는 '안경 쓴 에이스' 박세웅과 5년 최대 90억원의 장기 계약을 체결하고는 유강남(4년 80억원)·노진혁(4년 50억원)·한현희(3+1년 40억원)까지 FA 삼총사를 줄줄이 영입했다.

이들 4명과 사인한 금액 총액만 260억원에 달한다.

이번 FA 시장에서 다시 큰돈을 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일단 전준우와 안치홍을 붙잡는 데 주력한 뒤 외부로 눈을 돌릴 것으로 보인다.

취임식에 참석한 이강훈 대표이사는 원론적인 입장을 확인했다.

성민규 전 단장이 김태형 감독 선임 과정에서 배제된 가운데, 이 대표이사가 김 감독 선임에 앞장섰다.

이 대표이사는 올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는 안치홍과 전준우, 그리고 내년 시즌이 끝나고 FA가 되는 김원중과 구승민을 두고 "성적뿐만 아니라 모든 게 모범이 돼 꼭 필요한 선수"라고 했다. 이어 "새롭게 단장이 선임되면 여러 가지를 의논하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