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C 한국인 직원 이승훈 "장애인스포츠 소개, 교과서에 넣어야"

이승훈 매니저 아내는 솔트레이크시티 쇼트트랙 금메달 고기현
설하은 기자·항저우 공동취재단 = 아시아장애인올림픽위원회(APC)의 유일한 한국인 직원 이승훈 스포츠매니저는 "장애인 스포츠가 있다는 걸 모든 사람에게 자연스럽게 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체적인 방법도 제시했다.

이승훈 매니저는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이 진행 중인 24일 중국 항저우 황룽스포츠센터에서 공동취재단과 만나 "장애인스포츠에 대한 소개와 정보를 학교 교과서, 교육 과정 등에 넣어야만 장애인과 장애인스포츠에 대한 비장애인 의식 수준이 높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2019년부터 APC 직원으로 일하는 그는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을 운영하고 지원하고자 항저우를 찾았다. 경기 준비와 운영, 경기장 세팅 등 경기장 내부 업무를 총괄하며 시상자로도 나서고 있다.

이승훈 매니저는 한국에서 스포츠과학, 체육 교육을 전공했다.

그는 "대학생 때 지적장애인들에게 스포츠를 지도한 게 진로를 정한 계기가 됐다"며 "스포츠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장애인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하고자 장애인 스포츠계 진출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2009년 벨기에에서 장애인스포츠 관련 석사 과정을 밟은 이승훈 매니저는 2014년 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부터 본격적으로 현장에 뛰어들었다.

이후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에서 일했고 2019년부터 두바이에 있는 APC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승훈 매니저의 아내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1,500m 금메달리스트 고기현이다.
그는 "대한장애인체육회가 생기면서 시설, 제도, 인프라 등이 크게 개선됐고 한국의 국제적인 영향력도 커졌다"고 평가하면서도 "공정한 기준에 따라 국가대표가 선발되고 있지만 모든 종목에서 젊은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많이 나오는 게 바람직하다"고 한국 장애인스포츠에 과제도 제시했다.

이승훈 매니저는 "APC도 젊은 장애인 선수들을 발굴하고 밖으로 끌어내고자 아시아장애청소년경기대회를 비중 있게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아시아장애청소년경기대회는 APC가 장애인아시안게임과 함께 주최하는 큰 행사 중 하나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국제장애인연합(IDA), 유엔문명간연대(UNAOC), 유네스코 등 전 세계 20여 개 기구와 기관들은 2020 도쿄 패럴림픽부터 장애 인식 개선 캠페인 '#WeThe15'를 펼치고 있다.

세계 인구 15%가 현재 장애인 또는 잠정적인 장애인이라는 의미다. 장애인체육회 박혜은 홍보부장은 "교육에서도 15%가 장애인에게 할애돼야 한다"며 "교육과정, 스포츠 현장, 체육 전공자들에게 장애인 스포츠가 자연적으로 알려져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 거부감, 선입견 없이 더불어 살 수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