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이달 10일 발표한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에 대해 학부모 10명 중 7명이 긍정적인 평가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이달 20일부터 22일까지 온라인으로 학부모 정책 모니터단 1천294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71.3%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답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가운데 59%는 '긍정적'이었고 12.3%는 '매우 긍정적'이었다.
'부정적'은 22.0%, '매우 부정적'은 6.7%로 나타났다. 고교 내신에 절대·상대평가를 병기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46.5%가 '동의한다'를, 34.9%는 '어느 정도 동의한다'고 답했다.
내신 상대평가를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전환하는 것을 두고도 가장 많은 43.9%가 '동의한다'를, 33.5%가 '어느 정도 동의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국어·수학에 선택과목을 없앤 통합형 과목체계를 도입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절반이 넘는 52.2%가 동의한다고 했다. 어느 정도 동의(28.1%)까지 고려하면 80.3%가 동의하는 셈이다.
사회·과학 통합에 대해서도 동의(56.6%)와 어느 정도 동의(26.5%)를 포함해 총 83.1%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미적분Ⅱ와 기하 과목을 출제 영역으로 하는 심화수학 신설 검토에 대해서는 가장 많은 27.7%가 별로 동의하지 않는다고 봤다. 동의하지 않는다(26.8%)까지 포함하면 54.5%가 심화수학 도입에 반대 뜻을 나타낸 셈이다.
교육부가 설문조사와 함께 중학생 자녀가 있는 전국 학부모 32명에게 집단 심층 면접(FGI)을 한 결과에서는 기대와 함께 우려도 교차했다.
비수도권 학부모 A씨는 내신 절대평가 도입을 두고 "학교마다 성적 부풀리기로 아이들 점수를 잘 주려고 난이도를 쉽게 낼 수 있다"며 "절대평가 자체가 평가로서 납득이 안 간다"며 성적 부풀리기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상대평가를 남긴 것에 대해 학부모 B씨는 "고교학점제랑 전혀 상반된 방향으로 간다"며 "애들이 등급 받기 쉬운 과목으로 가지, 적성 따라 (과목을) 따라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내신 등급 간소화를 두고는 "자율형사립고(자사고)로 치중되는 현상이 일어날 것 같다"고 걱정하는 학부모도 있었다.
반면 "현 9등급제에서는 0.2∼0.3점 차이로 1등급이 아닌 2등급 받는 참상을 겪고 있어서 아이들이 많이 힘들다"며 "최대한 변별력을 높이려고 선생님도 고생하고 아이들도 힘들어하는데, 5등급제 개편안은 일단 긍정적으로 본다"는 반응도 나왔다.
통합형 수능에 대해 학부모 C씨는 "성실도에 맞춰서 시험 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도 "너무 시험이 쉬울 것 같은데, 2009년생 중2 애들이 테스트 학년이 되는 것"이라며 걱정했다.
통합 사회·과학에 대해 또 다른 학부모 D씨는 "변별력을 가리기 힘들어 대학의 힘이 더 실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화수학 도입에 대해 E씨는 "최상위권 초엘리트 애들을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을 두고 한 학부모는 "고교학점제는 대학 문이 더 활짝 열려 있을 때 제도를 하면 좋을 것 같다"며 "지금 태어나는 애들을 위해서 우리 아이들이 한 10년간 마루타 되는 느낌"이라며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