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권 구매로 '탄소중립 달성' 광고 주의하라"…철퇴 맞은 애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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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REUTERS](https://img.hankyung.com/photo/202310/ZA.34881198.1.jpg)
파이낸셜타임스(FT)는 24일(현지시간) "유럽 최대 소비자환경단체가 애플이 지난달 공개한 신제품 애플워치의 광고를 그린워싱 마케팅으로 보고 조사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애플이 현재 애플워치 광고에 '애플 최초의 탄소중립 제품'이라는 문구를 붙였지만, 실상은 허위광고라는 지적이다. 애플은 애플워치 한 대당 7~12kg의 배출권을 구매해 탄소 배출량을 상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애플이 배출권 구매를 탄소감축 방안으로 이행했다는 사실을 명시해야 한다는 게 유럽의 주장이다.배출권 거래 사실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은 채 탄소중립 달성을 홍보할 경우 기업들이 제품 생산 및 유통 등 전 과정에서 친환경 전기를 사용하는 노력을 게을리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모니크 고옌스 유럽소비자단체연합 사무총장은 "애플이 내세우는 탄소중립은 기후과학적으로도 틀린 것일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을 현혹하는 것"이라며 "EU의 최근 추세는 이러한 허위 탄소중립 광고를 시장에서 퇴출하는 것이며 애플도 예외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EU 당국은 아일랜드 항공사 라이언에어가 자사를 탄소중립 항공사로 홍보한 것에 대해서도 배출권 상쇄 방식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고 조치를 내린 바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애플워치가 출시된 직후엔 "(탄소국경조정제도가 본격 시작되는) 2026년부터 배출권 상쇄를 통해 탄소중립을 주장할 경우 이를 명확하게 표시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유럽의회와 유럽 이사회는 해당 제안을 통과시키기로 합의를 한 상태다.
애플은 "배출권 구매는 일부 운송 과정의 배출량을 상쇄하기 위해서만 사용됐을 뿐"이라며 "애플워치의 제조 공정은 100% 청정 전기로 이뤄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배출량 상쇄에 사용한 배출권도 시장에서 구매한 것이 아니라 브라질, 파라과이 등의 삼림 복원 및 목재 농장 조성 등 자체적인 기후 복구 사업을 통해 확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