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칼럼] "IR은 비용이 아닌 투자…기업가치 위해선 필수"
입력
수정



이충헌 밸류파인더 대표
개인 투자자는 외국인, 기관투자자 대비 정보의 비대칭성에도 노출되어 있고, 상장폐지 등 투자 리스크도 크다. 과거 언론사 기사들을 보면, 스몰캡 기업들의 발간 보고서 수가 적다는 명목하에 증권사 리서치센터를 비판한 경우들이 많았다. 그러나 상장사들을 비판한 기사는 없다. 보고서 작성을 위해서는 기업과의 기업설명회(IR)는 필수 과정이다.
국내 상장사의 90%가 최근 5년 동안 IR을 단 한 번도 개최한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238개 전체 상장사 중 1973개사(88.15%)가 최근 5년 동안 IR을 전혀 개최하지 않았다. 유가증권과 코스닥시장 공시 규정에 따르면 투명한 정보 공개를 통한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기업의 IR 개최는 상장사의 주요 의무 중 하나다.

두 번째 이유는 IR을 비용으로 생각한다. 스몰캡 기업을 탐방하다 보면 IR 담당자들의 명함이 경영지원부나 총무, 경영관리팀으로 명시돼 있는 경우가 많다. 이 말은 그들의 본업이 IR이 아니라는 것. IR 담당자를 채용하고 그와 수반되는 것들은 비용이라 생각하는 쪽으로 추론될 수 있다.
기업공개(IPO) 당시에는 상장 비용을 아낌없이 지출하면서, 왜 상장한 뒤엔 주주들을 위해 행동하지 않을까, 자본시장에 진입한 이상 주주들을 위해 회사 본연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증권사의 중소형주 리포트가 적은 이유는 기업 분석은 IR 미팅을 통해 정보를 얻는 것인데, 기업들이 IR을 하지 않으니 불완전한 정보로 보고서를 쓸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이 증권사의 중소형주 보고서가 적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실제로 5개년 평균 시가총액 5000억원 미만의 보고서 발간 비율은 21.8%, 시가총액 1000억원 미만의 보고서 발간 비율은 2.9%에 불과하다.
모든 상장사의 IR의무화 제정이 쉽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더 나은 주식시장을 위해선 하나씩 시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자본시장의 수혜를 받은 기술특례 상장 기업들을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IR 의무화를 적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