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2월부터 준비"…백화점들 '인증샷 성지' 쟁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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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크리스마스 준비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이 역대급 장식으로 맞붙는다. 갈수록 '인증샷 문화'가 확산하면서 눈길을 확 끄는 '인증샷 명소'로 통하느냐가 백화점들의 자존심 싸움으로 번졌다. 백화점 3사 모두 전담 TF 조직을 꾸리고 연초부터 크리스마스를 준비한 이유다. 크리스마스 장식 설치 작업에만 한 달 가까이 들일 만큼 공을 들이고 있다.
11월 초중순 공개
따뜻한 동화 마을
화려한 미디어파사드 등
롯데백화점은 올해 2월부터 크리스마스TF를 꾸렸다. 미디어 파사드로 매년 큰 화제를 모아온 신세계백화점에 비해 화제성이 다소 뒤진다는 평가를 받자, 올해만큼은 밀릴 수 없다는 각오다. 지난해 초 경쟁사인 현대백화점에서 영입한 정의정 비주얼부문장(상무)이 주축이 돼 전담 인력과 디자이너들이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본점 외관에 3층 높이 대형 파사드를 구축, 동화 속 크리스마스 거리를 걷는 듯한 느낌을 연출했으며 올해도 외관을 따라 파사드를 설치하고 있다. 외벽 일부는 크리스마스를 상징하는 초록색으로 꾸미고 입구 천장에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듯한 형태의 조명으로 장식했다. 핀란드 동화 속에 등장하는 크리스마스 선물 요정 '똔뚜'도 입구에서 고객들을 맞을 예정이다.크리스마스 장식에서 전통의 강자로 꼽히는 신세계백화점은 올해도 명동 본점 외관을 미디어 파사드로 화려하게 연출한다. 현재 미디어 파사드를 통해 선보일 영상의 스토리를 결정하기 위한 회의를 진행 중이다. 특히 2021년 서커스 영상을 연출해 화제가 됐던 비주얼머천다이징(VMD) 조직의 유나영 팀장이 지난달 정기인사에서 임원급인 담당으로 승진해 올해 크리스마스 장식을 주도하고 있다. 신세계가 그간 팀장급 조직이던 VMD팀의 수장을 임원급으로 승진시킨 것은 그만큼 디자인에 힘을 쏟고 있다는 의미다.
신세계는 백화점 건물 외관에 LED 조명 등으로만 크리스마스 장식을 연출해오던 관행에서 벗어나 미디어 파사드를 처음 도입한 것으로 유명하다. 2014년 처음으로 본점 외관에 미디어 파사드를 설치한 신세계는 2021년 서커스 테마로 연출한 영상으로 백화점 업계의 크리스마스 장식 경쟁에 불을 지폈다. 당시 140만개의 LED 칩으로 연출한 크리스마스 영상을 보기 위해 몰린 인파로 일대 교통이 마비되기도 했다. 지난해에도 크리스마스 기차를 타고 아름다운 설경 위를 달려 마법의 성에 도착하는 영상으로 연말 서울 도심을 대표하는 명소로 발돋움했다.현대백화점은 여의도 더현대서울 5층에 크리스마스를 주제로 한 3300㎡(약 1000평) 규모의 H빌리지를 조성했다. '해리의 꿈의 상점'이라는 테마로 다음달 1일 공개되는 H빌리지는 유럽의 작은 공방이 모여있는 듯한 이국적인 골목길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연출했다.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로 볼거리를 더한다. 6000여개 조명으로 화려함도 살릴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특히 지난해 더현대서울 크리스마스 연출을 보기 위해 몇 시간씩 대기 줄이 발생한 점을 고려해 올해는 안전관리 인원을 평소 대비 2배 이상 늘릴 예정이다. 주말에는 웨이팅 시스템을 도입해 입장 인원을 제한한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