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국방부장, 두 달간 공석되나…리상푸 해임 경위엔 '묵묵부답'(종합)

이달 말 '샹산포럼' 호스트 없이 치를 판…허웨이둥·류전리 후임 물망
중국이 '부패 조사설'이 제기된 리상푸 국방부장(국방장관)을 지난 24일 공식 해임하면서도 신임 부장을 인선하지 않아 국방부장 자리가 장기간 빌 거라는 예상이 나온다. 리상푸는 지난 8월 말 이후 두 달 가까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데다 고위직 임면권을 가진 차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가 열리는 12월 말까지 최소 두 달 이상 남았기 때문이다.

전인대 상무위가 지난 7월 한 달간 공식 석상에서 사라진 친강을 외교부장에서 해임할 당시, 왕이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의 외교부장 겸직을 '신속하게' 결정한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이에 따라 오는 29일부터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판 샹그릴라 대화'인 샹산포럼은 행사 주최자인 중국 국방부장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전문가들은 신임 국방부장을 인선하지 않은 이유로 국방부장의 정치적 무게감이 외교부장과 다르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군 서열 4위인 국방부장은 군에 대한 실질적 지휘권 없이 군사 외교와 국방 교육만 담당한다.

국방부에는 부장만 있을 뿐 차관인 부부장이 없고, 산하에 대변인실이 있지만 이마저도 실제로는 중앙군사위원회 국제군사협력판공실 소속으로 분류된다. 국방부장의 역할을 군부의 다른 고위인사가 대신할 수 있다는 점도 국방부장을 시급히 인선하지 않은 배경으로 꼽힌다.

장여우샤 중앙군사위 부주석이 최근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 참석을 위해 중국을 찾은 세르비아 부총리 겸 국방장관을 만나 회담한 것이 사례다.

중화권 매체들은 신임 국방부장으로 군 서열 3위 허웨이둥(66) 중앙군사위 부주석이 국방부장을 겸임할 것이라거나 서열 5위인 류전리(59) 연합참모부 참모장이 임명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허 부주석은 2019년부터 작년까지 대만을 관할하는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사령관을 지냈다.

군 경력 대부분을 남부 샤먼에서 보내 푸젠성에서 도합 17년을 일한 시 주석과 각별한 관계로 알려져 있다.

앞서 시 주석이 그를 중앙군사위 부주석에 발탁한 것이 '대만에 보내는 경고'로 해석될 만큼 대만에 대한 중국의 강경한 대응을 상징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류 참모장은 1983년 병사로 군에 입대해 2014년 베이징 방위를 책임지는 정예 부대 82집단군 단장이 된 뒤 2021년 육군 사령관으로 승진했고, 이후 단 몇주 만에 중장에서 상장으로 진급해 중국군 사상 최연소 최고 사령관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빠른 승진 속도가 보여주듯 시 주석의 강한 신뢰를 받는 측근으로 분류된다.

홍콩 명보는 "국방부장이 공석인 이유는 일시적으로 적임자가 없기 때문일 수 있거나 고위층이 안정을 위해 아무나 이 자리에 앉히기를 원치 않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중국 외교부 브리핑에서 마오닝 대변인은 "올해 중국은 벌써 두 명의 고위직을 해임했다.

리상푸가 해임된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신화통신이 발표한 소식을 기준으로 해줬으면 좋겠고, 나는 더 제공할 정보가 없다"며 답변을 피했다.

마오 대변인은 "당신(기자)은 중국이 투명한지 여부에 관심을 갖는데, 내가 알려줄 수 있는 것은 모든 인사 임면에 있어 우리는 제때 소식을 발표한다는 점"이라고 했다. 그는 "샹산포럼에는 리상푸 대신 누가 참석하는가"라는 질문에도 "중국의 주관 부문에 문의하길 바란다"고만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