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목표 낮춘 GM·테슬라…K배터리 '불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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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전기차 40만대 계획 폐기“폭풍이 몰아치는 경제 조건 속에서는 아무리 잘해도 어려운 시기를 겪을 수 있다.”
LG엔솔 저가 LFP 2026년 양산
애리조나서 '테슬라 대용량' 생산
오창선 내년 하반기 양산 목표
세계 1위 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8일 시장 예상보다 부진한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꺼낸 얘기다. 머스크는 “사람들은 경제에 불확실성이 있다면 새 차 사는 것을 주저한다”며 수요 위축을 우려했다.내년 세계 경제 둔화 전망에다 고금리가 이어지면서 전기차 구매 심리가 급격히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잇따라 전기차 생산 목표를 낮추기 시작한 배경이다.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 수요 하락으로 이어져 국내 배터리 및 소재 업체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기차 수요 부진에 판가 하락 전망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25일 3분기 실적 발표 뒤 콘퍼런스 콜에서 4분기 전망에 대해 “주요 고객사의 보수적인 전기차 생산 계획에 따른 물량 조정 가능성이 있다”며 “리튬 니켈 등 주요 원재료 가격 하락이 이어지며 배터리 판가에도 시차를 두고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LG에너지솔루션의 최대 고객사인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전기차 생산 목표를 낮춘 것이 결정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시간) GM이 지난해 중반부터 내년 중반까지 2년간 전기차 40만 대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폐기했다고 보도했다.내년 전망도 밝지 않다. 이 부사장은 “일부 완성차 업체의 전동화 속도 조절, 유럽의 친환경 정책 지연, 중국 경기 회복세 둔화 등으로 내년 매출 증가율은 올해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K온, 삼성SDI 등도 경영 목표를 다시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 판매 둔화는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포스코퓨처엠 LG화학 등 소재 기업 실적 둔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여기에 리튬 가격 하락으로 양극재 판가가 떨어지면 수익성은 더 크게 나빠질 수 있다.
○제품 경쟁력 높여 위기 타개
내년 업황 둔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제품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프리미엄 제품인 하이니켈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배터리는 니켈 비중을 90% 이상까지 늘려 에너지 밀도를 올리기로 했다. 고용량·고효율 실리콘 음극 소재를 활용해 급속 충전 시간은 15분 이하로 낮출 계획이다.중저가 전기차 시장 공략도 가속화한다. 니켈과 코발트 함량을 낮춰 기존 제품 대비 10%가량 저렴한 고전압 미드니켈 NCM 배터리를 2025년 본격 양산하기로 했다. 저가형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는 2026년부터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미국 애리조나 신규 공장은 북미 지역 ‘46-시리즈’의 핵심 생산 거점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여러 완성차 고객의 요구를 반영해 당초 27GWh 규모로 2170 원통형 배터리 생산 공장을 짓는다는 계획을 수정한 것이다. 생산 능력도 기존 27GWh에서 36GWh로 확대한다. 완공과 양산은 2025년 말이다. ‘마더 팩토리’ 오창 에너지플랜트에서 구축 중인 46-시리즈 파일럿 라인은 내년 하반기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프리미엄부터 중저가까지 모든 제품군에서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을 갖춰 글로벌 리딩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일규/김형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