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필리핀, '상호파병 허용' 협정 추진…"中 대응 억지력 강화"

교도통신 "기시다 내달 초순 필리핀 방문 시 합의…방위장비 지원도 논의"
일본과 필리핀 정부가 자위대와 필리핀군의 상호 파병을 용이하게 하는 '상호접근 협정'(RAA·일본명 원활화 협정) 체결을 위해 협의를 시작하는 방향으로 조율 중이라고 교도통신이 2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필리핀에서 외국 부대가 활동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RAA가 있으면 훈련할 때 신속하게 병력을 파견할 수 있다.

이미 양국은 재해 발생 시 구조 활동과 인도적 지원을 위해 자위대를 필리핀에 파견할 경우 절차를 간소화한 문서를 교환한 바 있다.

양국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내달 초순 필리핀을 방문했을 때 RAA 체결 합의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통신은 전했다. 길버트 테오도로 필리핀 국방부 장관은 이날 기시다 총리의 필리핀 방문과 관련해 "일정한 합의에 서명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한다"고 말했다.

앞서 일본은 호주·영국과 RAA를 체결했고, 동남아시아에서는 필리핀과 처음으로 RAA를 맺을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 총리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일본 정부가 올해 신설한 '정부 안전보장 능력강화 지원'(OSA) 제도에 대해서도 협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OSA는 비군사 분야로 한정한 기존 공적 개발 원조(ODA)와 달리 방위장비 지원에 초점을 맞춘 제도다.

민주주의와 법의 지배 등 가치관을 공유하는 국가의 군대에 기자재 등을 제공하고 능력 향상을 도모하는 것이 골자다.

교도통신은 "대형 순시선의 추가 제공이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기시다 총리는 필리핀에서 의회 연설을 통해 안보 협력을 포함한 양국 간 관계 강화를 호소할 방침이다.

일본과 필리핀은 미국을 포함한 3개국 훈련과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군사 활동을 활발히 하는 중국에 대한 억지력을 높이기 위해 안보 협력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통신은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 관계자는 "인도·태평양 지역 안정에 필리핀과 관계 강화는 불가결하다"고 말했다. 일본은 영유권 분쟁 지역인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주변에서 중국과 선박 항해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고 있고, 필리핀도 남중국해에서 발생한 선박 충돌 사건을 놓고 중국과 책임 공방을 벌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