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의 날' 美 기념일 된다…이례적 채택 배경엔 '한·동맹 70주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이 연방 정부 차원에서 매년 11월 22일을 '김치의 날'로 공식 기념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25일(현지시간) 미주한인이민사박물관(관장 김민선)에 따르면 미국 연방 하원 감독위원회는 김치의 날 결의안(HR 280)을 오는 12월 6일 본회의에 올려 채택하기로 했다. 김치의 날 기념 결의안은 표결 없이 한국계인 공화당 소속 영 김(캘리포니아) 의원이 본회의에서 내용을 발표하는 형식으로 채택된다.

김치의 날 기념일로 지정된 11월 22일은 한국김치협회가 선포한 김치의 날로, 한국에선 2020년부터 법정 기념일로 지정됐다.

앞서 캘리포니아와 버지니아, 뉴욕 등 미국의 일부 주(州)가 김치의 날을 기념일로 선포했지만, 미국 연방 차원에서 공식 기념일로 지정하도록 의회가 결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치의 날을 미국 연방 차원에서 공식 기념일로 지정하자는 결의안은 지난해 처음 발의됐지만, 회기 만료로 폐기된 바 있다. 김 의원과 함께 초안 작성부터 개별 의원 설득까지 결의안 채택 작업을 주도한 미주한인이민사박물관은 "양당 지도부가 한인 사회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표결 없이 채택되도록 조율한 것"이라고 전했다.

김 의원이 발표할 이 결의안에는 김치가 유산균과 비타민 등 각종 영양소를 풍부하게 제공하는 한국의 전통 식품이고, 최근 미국에서 한국계가 아닌 다양한 소비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올해가 한인 미주 이민 120주년이자 한미동맹 70주년이고, 한인사회가 미국에 다양한 공헌을 했다는 내용도 언급됐다.

실제로 뉴욕이나 캘리포니아 등 개별 주(州) 차원에서 외국의 전통 음식을 기념하는 사례는 적지 않지만, 연방 정부 차원에서는 외국 음식을 기념일로 지정한 전례가 없었다. 이 이유로 김치의 날 기념일 지정에 연방 정부의 기념일과 관련한 법안을 관장하는 하원 감독위원회가 난색을 보였지만, 김 의원과 미주한인이민사박물관은 결의안에 한미동맹에 대한 부분을 좀 더 강조하며 공화당과 민주당 지도부를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