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4분간 소개·6분간 송곳 질문'…LG 신사업 발굴 '피칭' 행사

美 샌프란시스코서 개최…LG전자 TV 웹OS 개발자 첫 피칭 경연도 열려
"코딩 없이 3D에서 정교한 구현이 가능할까요?", "의료기기 인증을 받아야 하는 헤드셋이 아닌가요?"
25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샌프란시스코 하이버니아(The Hibernia) 전시장에서 LG전자가 개최한 '이노베이션 페스티벌 2023'.
'이노베이션 페스티벌'은 LG전자가 신사업 진출을 위해 2021년부터 혁신적인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이들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를 실제 사업화하기 위해 스타트업 및 투자자 등과 협업하는 행사다. 이날 행사에는 헬스케어와 클린테크(환경보호를 위한 첨단기술),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등의 분야에서 실리콘밸리에 있는 15개 스타트업들이 무대에 올라 자신들의 기술을 선보였다.

각 스타트업에 주어진 발표 시간은 단 4분. 이 4분 안에 각 스타트업은 자신들의 기술이 혁신적인 기술이라는 점을 투자자 등에 어필해야 했다.

4분간의 '피칭' 시간이 끝나면 투자자 등으로 구성된 3명의 심사위원의 날카로운 질문이 이어졌다. 코딩 없이 3D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오픈 엔진을 개발한 '아고라 월드'에 대해서는 "코딩이 필요 없다는 장점이 있지만, (코딩 없이) 정교한 3D 구현이 가능할까"라는 질문이 날아왔다.
어린이들이 치과에서 치료받을 때 무서워하지 않도록 몰입할 수 있는 헤드셋을 개발하는 '10X 이머시브'(Immersive)라는 스타트업에 대해서는 "의료기기 인증을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이 던져졌다.

LG전자는 이날 피칭을 한 업체뿐만 아니라 전 세계 수천 개의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이들과 협업 가능성을 모색한다. 지난 2년간 4천여개 스타업 가운데 50여개를 선발한 LG전자는 올해에도 수십 개의 스타트업을 선발해 협업을 모색하고 실제 사업 가능성을 타진한다.

LG전자는 미래를 위한 투자에 속도를 내기 위해 지난 8월 전문 벤처 투자기업 클리어브룩과 손을 잡고 기존 2천만 달러 수준의 펀드를 1억 달러 이상 규모로 확대 조성하기로 한 바 있다.

LG전자 북미이노베이션센터장(NOVA) 이석우 전무는 "디지털헬스케어 등 LG전자가 지금까지 시도하지 않았던 사업을 우리 역량과 외부 역량을 결합해 다음 세대에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라고 말했다.
같은 건물의 다른 한쪽에서는 LG전자 TV 운영체제 웹OS 개발자 피칭 행사인 '해커톤'(Hackathon)이 열렸다.

올해 처음 열린 '해커톤'은 LG전자가 자체 웹OS TV의 생태계 확장을 목적으로 개발자들로 하여금 다양한 앱 서비스를 개발하도록 장려하는 행사다.

이날 행사에는 수백개 개발자 스타트업 가운데 1차 심사를 거친 50여개 중 선발된 15개 업체가 무대에 올라 웹OS 콘텐츠를 소개했다.

개발자들은 LG전자의 웹OS TV 플랫폼을 이용한 다양한 콘텐츠를 제안했다.

TV를 통해 가상 환경에서 치료사를 만나고 자연환경을 보면서 정신적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디지털 멘털 테라피, 공부에 게임적 요소를 가미해 TV에 '공부방'을 개설해 학생들이 함께 공부하는 콘텐츠 등이 제안됐다.

LG전자 북미총괄법인장 윤태봉 부사장을 비롯해 LG전자 관계자 4명이 개발자들의 제안을 꼼꼼히 심사했다. 이날 피칭한 개발자 가운데 높은 평가를 받은 3곳은 LG전자와 실제 비즈니스를 논의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