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윤계 없는 與혁신위…인요한 "내가 쓴소리 많이 하겠다"
입력
수정
지면A6
혁신위원 12명 인선 완료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26일 12명의 혁신위원 명단을 발표했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통합을 강조한 만큼 수도권 출신과 여성, 청년 등을 대표하는 인사가 두루 합류했다. 다만 이 중 상당수가 현실 정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구색 맞추기식’ 인선을 한 것 아니냐는 평가도 정치권에서 나온다.
박성준·김경진·오신환 합류
여성 7명·MZ세대 6명 배치
'비윤' 천하람·윤희숙은 고사
국민의힘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혁신위원 인선안을 의결했다. 지난 23일 임명된 인 위원장까지 총 13명이다. 혁신위원으로는 현역 의원 중에 유일하게 서울 서초구를 지역구로 둔 박성중 의원(재선)이 참여한다. 당내에선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옅은 인사로 분류된다.전직 의원 중에선 김경진 서울 동대문을 당협위원장과 오신환 서울 광진을 당협위원장이 합류했다. 김 위원장은 국민의당 소속으로 광주에서 20대 국회의원을 지낸 호남 인사지만, 검사 출신으로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 후보의 공보특보 단장을 맡은 친윤계다. 오 위원장은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출신으로 유승민 전 의원과 가깝지만, 최근에는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맡아 오세훈계로 평가된다.
여성으로 정선화 동국대 보건의료정보학과 겸임교수, 이소희 변호사, 이젬마 경희대 국제대학 교수, 임장미 마이펫플러스 대표, 박소연 서울아산병원 조교수, 최안나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송희 전 대구 MBC 앵커 등 7명이 이름을 올렸다. 2000년대생인 박우진 경북대 농업생명과학대학 학생회장을 포함해 1980년 이후 출생자가 6명이다.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정해용 전 대구시 경제부시장이 혁신위원을 맡았다. 인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실력으로 능력 있는 사람을 뽑았고, 자연스럽게 지역 안배가 됐다”며 “특정 지역의 대표성을 가져야 한다고는 생각 안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평소 당 지도부에 각을 세워온 인사들은 포함되지 않았다.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윤희숙 전 의원 등은 혁신위원 제안을 받았으나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이 같은 혁신위원 인선을 놓고 여권에서는 인 위원장이 강한 주도권을 행사하며 혁신위를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인 위원장은 이날 ‘비윤계 인사가 없다’는 취재진 지적에 “제가 쓴소리 많이 하겠다.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이어 “저는 원래 남 이야기를 잘 안 듣는다. 걱정할 것 없다. 소신껏 살아왔다”는 말도 꺼냈다.
한 초선 의원은 “‘낙동강 하류 세력 배제’ 발언과 관련해서는 인 위원장이 농담으로 포장했지만 말에 뼈가 있다. 정치적 언어를 잘 구사한다”며 “인 위원장이 리더십을 가져가면 혁신위원이 누구인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