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용두사미식 총파업으로 수세 몰려"…보건노조위원장 작심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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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산하 유력 산별노조인 보건의료산업노조의 나순자 위원장이 민주노총의 현 상황에 대해 "용두사미식 총파업 투쟁에 그치면서 사회적 수세에 몰려 있다"고 작심 발언을 했다. 또 '특정 정당'이나 '정파'를 위해 노동운동을 전개하는 민주노총이 돼선 안 된다는 우려도 나타냈다. 현 양경수 민주노총 집행부의 친정인 노총 내 최대 정파 전국회의와 진보당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역 민주노총 산별노조 위원장이 민주노총 집행부를 겨냥해 비판을 가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나 위원장은 조합원 수 9만명으로 민주노총 산별노조 중 5번째로 큰 보건의료노조 3선 위원장이다.27일 노동계에 따르면 나 위원장은 지난 26일 '민주노총 직선 제4기 위원장 출마를 포기하면서'라는 글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나 위원장은 지난 25일 올해 말에 있을 민주노총 위원장 선거에 불출마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출마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던 만큼 의외라는 평가다.
나 위원장은 입장문에서 "민주노총이 리더십을 만들어 내지 못하면서 조직적 단결이 약화하고 있기에 출마를 결심했었다"며 "30주년을 앞둔 민주노총은 몸집은 커졌지만, 관성 속에 변화가 지체되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나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매년 총파업을 선언하지만 결과 없는 용두사미 식 투쟁에 그치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다"며 "불평등 양극화 극복을 위한 사회연대 운동, 윤석열 정부의 탄압과 노동개악에 맞서는 적극적 정책대안을 사회 의제화하는 공세적 투쟁을 만들어 내지 못하면서 사회적 수세에 몰려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민주노총의 '밀어붙이기식 정치방침'을 지적하며 "특정 진보정당을 위한 민주노총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는 절박감을 느꼈다"며 "민주노총이 한 정파의 패권으로 당 중심 노조 운동으로 전락해서도 안 된다"고 경고했다.
한 민주노총 관계자는 "나 위원장은 현 집행부가 정치방침, 총선방침을 통해 민주노총의 진보당 지지에 힘을 쏟는 것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혀 왔다"라며 "산별노조 위원장이 총연맹 집행부를 저격한 것은 내부 정파 갈등의 심각성을 상징한다"고 밝혔다.한편 민주노총 내부 '반(反) 전국회의' 세력을 연대·결집해 출마를 시도했던 나 위원장은 내부에서 벌어진 지지세력 간 갈등 탓에 출마를 포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나 위원장은 "한마음으로 후보조를 구성해야된다는 제 생각과는 달리 수석과 사무총장 구성에 있어 상호 엄청난 비토를 확인했다"고 토로했다. 민주노총 위원장 선거는 위원장후보, 수석부위원장 후보, 사무총장 후보 3인이 한조를 이뤄 출마해야 한다.
실제로 나 위원장과 전략적으로 연대해 민주노총 위원장 후보조를 구성하려 했던 민주노총 내부 조직 '평등의길'은 지난 23일 입장문을 내 "민주노총을 파행 운영하는 전국회의에 승리하기 위해…조직 내 우려에도 불구하고 나 위원장을 민주노총 위원장 후보로 동의했다"며 "그런데 (나위원장을 지지하는 다른 모임인) 사회공공성포럼에서 평등의길 소속 후보 교체를 요구해 왔고…(결국) 민주노총 선거 불출마를 결정하게 됐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나 위원장은 "선거에 출마하는 모든 후보는 왜소화된 총연맹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데 힘과 지혜를 모아달라"는 말로 입장문을 마무리했다.
11월에 진행될 보건의료노조 차기 위원장 선거에도 출마하지 않는 나 위원장의 임기는 올해 말까지다. 일각에서는 정년을 얼마 남기지 않은 나 위원장이 민주노총의 현 상황에 대해 거침 없는 '직언'을 날렸다고 평가하고 있다.
나 위원장의 불출마로 올해 말에 있을 민주노총 임원선거는 양경수 현 민주노총 위원장과 박희은 민주노총 현 부위원장의 2파전으로 확정됐다. 민주노총 역대 최초 연임(양경수 위원장)과 역대 최초 여성위원장(박희은 부위원장) 탄생 여부를 두고 관심이 쏠리는 민주노총 위원장 선거는 다음 달 21일부터 7일간 진행된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현역 민주노총 산별노조 위원장이 민주노총 집행부를 겨냥해 비판을 가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나 위원장은 조합원 수 9만명으로 민주노총 산별노조 중 5번째로 큰 보건의료노조 3선 위원장이다.27일 노동계에 따르면 나 위원장은 지난 26일 '민주노총 직선 제4기 위원장 출마를 포기하면서'라는 글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나 위원장은 지난 25일 올해 말에 있을 민주노총 위원장 선거에 불출마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출마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던 만큼 의외라는 평가다.
나 위원장은 입장문에서 "민주노총이 리더십을 만들어 내지 못하면서 조직적 단결이 약화하고 있기에 출마를 결심했었다"며 "30주년을 앞둔 민주노총은 몸집은 커졌지만, 관성 속에 변화가 지체되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나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매년 총파업을 선언하지만 결과 없는 용두사미 식 투쟁에 그치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다"며 "불평등 양극화 극복을 위한 사회연대 운동, 윤석열 정부의 탄압과 노동개악에 맞서는 적극적 정책대안을 사회 의제화하는 공세적 투쟁을 만들어 내지 못하면서 사회적 수세에 몰려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민주노총의 '밀어붙이기식 정치방침'을 지적하며 "특정 진보정당을 위한 민주노총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는 절박감을 느꼈다"며 "민주노총이 한 정파의 패권으로 당 중심 노조 운동으로 전락해서도 안 된다"고 경고했다.
한 민주노총 관계자는 "나 위원장은 현 집행부가 정치방침, 총선방침을 통해 민주노총의 진보당 지지에 힘을 쏟는 것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혀 왔다"라며 "산별노조 위원장이 총연맹 집행부를 저격한 것은 내부 정파 갈등의 심각성을 상징한다"고 밝혔다.한편 민주노총 내부 '반(反) 전국회의' 세력을 연대·결집해 출마를 시도했던 나 위원장은 내부에서 벌어진 지지세력 간 갈등 탓에 출마를 포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나 위원장은 "한마음으로 후보조를 구성해야된다는 제 생각과는 달리 수석과 사무총장 구성에 있어 상호 엄청난 비토를 확인했다"고 토로했다. 민주노총 위원장 선거는 위원장후보, 수석부위원장 후보, 사무총장 후보 3인이 한조를 이뤄 출마해야 한다.
실제로 나 위원장과 전략적으로 연대해 민주노총 위원장 후보조를 구성하려 했던 민주노총 내부 조직 '평등의길'은 지난 23일 입장문을 내 "민주노총을 파행 운영하는 전국회의에 승리하기 위해…조직 내 우려에도 불구하고 나 위원장을 민주노총 위원장 후보로 동의했다"며 "그런데 (나위원장을 지지하는 다른 모임인) 사회공공성포럼에서 평등의길 소속 후보 교체를 요구해 왔고…(결국) 민주노총 선거 불출마를 결정하게 됐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나 위원장은 "선거에 출마하는 모든 후보는 왜소화된 총연맹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데 힘과 지혜를 모아달라"는 말로 입장문을 마무리했다.
11월에 진행될 보건의료노조 차기 위원장 선거에도 출마하지 않는 나 위원장의 임기는 올해 말까지다. 일각에서는 정년을 얼마 남기지 않은 나 위원장이 민주노총의 현 상황에 대해 거침 없는 '직언'을 날렸다고 평가하고 있다.
나 위원장의 불출마로 올해 말에 있을 민주노총 임원선거는 양경수 현 민주노총 위원장과 박희은 민주노총 현 부위원장의 2파전으로 확정됐다. 민주노총 역대 최초 연임(양경수 위원장)과 역대 최초 여성위원장(박희은 부위원장) 탄생 여부를 두고 관심이 쏠리는 민주노총 위원장 선거는 다음 달 21일부터 7일간 진행된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