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러파 집권' 슬로바키아, 우크라에 무기지원 중단 선언(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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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총리 '총알 한발도 안준다' 공약…"인도적 지원은 지속"
대러 제재 재검토…우크라 접경한 EU·나토 회원국의 변심
러 "전체 과정에 영향 미치지 않을 것"…우크라는 논평 거부 로베르트 피초(59) 슬로바키아 신임 총리가 2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원조 중단을 발표했다고 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피초 총리는 이날 의원들에게 "우크라이나에 더 이상 무기를 공급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전쟁으로 폐허가 된 이웃 국가(우크라이나)에 인도적 지원은 계속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연합(EU)은 무기 공급국에서 평화 조성자로 바뀌어야 한다"며 EU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평화 협상 중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피초 총리는 자국에 대한 영향을 분석하기 전에는 유럽연합(EU)의 대러시아 제재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슬로바키아에 미칠 영향에 대한 분석이 나오기 전에는 어떤 제재에도 찬성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에게 해를 끼칠 제재가 있다면 지지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2006∼2010년 첫 번째 임기에 이어 2012∼2018년 연속 집권하는 등 모두 세 차례 총리를 지낸 그는 지난달 30일 치러진 총선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공약을 앞세워 승리하며 총리직에 복귀했다.
그는 선거 유세에서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단 한 발의 탄약도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EU·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면서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동유럽 슬로바키아는 그동안 우크라이나의 강력한 우군이었다.
슬로바키아는 러시아의 침공 직후 우크라이나에 전투기를 최초로 지원했고, 우크라이나 난민 수용을 위해 국경도 개방해왔다.
그러나 친러시아 성향의 피초 총리가 집권하면서 우크라이나 지원 기조가 바뀔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고, 그 우려는 곧바로 현실이 됐다. 러시아는 슬로바키아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중단 결정이 20개월을 넘긴 이번 전쟁에 미칠 영향에 대해 말을 아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슬로바키아는 무기 공급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았기 때문에 전체 과정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AFP는 우크라이나 외무부가 이와 관련한 논평 요청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슬로바키아의 정치학자인 브라니슬라브 코바치크는 "우크라이나가 슬로바키아가 중단하기로 한 군사 원조 규모를 아쉬워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단결과 지원이 끊어졌다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인구의 80% 이상이 슬라브계인 슬로바키아는 전통적으로 친러시아 정서가 강한 편이다.
여기에 친서방 정부의 실정과 러시아의 선전전까지 맞물리면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해온 서방 진영에서 최초로 이탈한 국가가 됐다.
슬로바키아 싱크탱크 글로브섹이 올해 3월 중부 유럽과 동유럽에서 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쟁의 일차적 책임이 러시아에 있다고 생각하는 슬로바키아인은 40%에 불과했다. 반면 이웃 국가인 체코는 71%가 러시아에 책임을 돌렸다.
/연합뉴스
대러 제재 재검토…우크라 접경한 EU·나토 회원국의 변심
러 "전체 과정에 영향 미치지 않을 것"…우크라는 논평 거부 로베르트 피초(59) 슬로바키아 신임 총리가 2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원조 중단을 발표했다고 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피초 총리는 이날 의원들에게 "우크라이나에 더 이상 무기를 공급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전쟁으로 폐허가 된 이웃 국가(우크라이나)에 인도적 지원은 계속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연합(EU)은 무기 공급국에서 평화 조성자로 바뀌어야 한다"며 EU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평화 협상 중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피초 총리는 자국에 대한 영향을 분석하기 전에는 유럽연합(EU)의 대러시아 제재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슬로바키아에 미칠 영향에 대한 분석이 나오기 전에는 어떤 제재에도 찬성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에게 해를 끼칠 제재가 있다면 지지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2006∼2010년 첫 번째 임기에 이어 2012∼2018년 연속 집권하는 등 모두 세 차례 총리를 지낸 그는 지난달 30일 치러진 총선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공약을 앞세워 승리하며 총리직에 복귀했다.
그는 선거 유세에서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단 한 발의 탄약도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EU·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면서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동유럽 슬로바키아는 그동안 우크라이나의 강력한 우군이었다.
슬로바키아는 러시아의 침공 직후 우크라이나에 전투기를 최초로 지원했고, 우크라이나 난민 수용을 위해 국경도 개방해왔다.
그러나 친러시아 성향의 피초 총리가 집권하면서 우크라이나 지원 기조가 바뀔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고, 그 우려는 곧바로 현실이 됐다. 러시아는 슬로바키아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중단 결정이 20개월을 넘긴 이번 전쟁에 미칠 영향에 대해 말을 아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슬로바키아는 무기 공급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았기 때문에 전체 과정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AFP는 우크라이나 외무부가 이와 관련한 논평 요청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슬로바키아의 정치학자인 브라니슬라브 코바치크는 "우크라이나가 슬로바키아가 중단하기로 한 군사 원조 규모를 아쉬워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단결과 지원이 끊어졌다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인구의 80% 이상이 슬라브계인 슬로바키아는 전통적으로 친러시아 정서가 강한 편이다.
여기에 친서방 정부의 실정과 러시아의 선전전까지 맞물리면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해온 서방 진영에서 최초로 이탈한 국가가 됐다.
슬로바키아 싱크탱크 글로브섹이 올해 3월 중부 유럽과 동유럽에서 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쟁의 일차적 책임이 러시아에 있다고 생각하는 슬로바키아인은 40%에 불과했다. 반면 이웃 국가인 체코는 71%가 러시아에 책임을 돌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