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개가 아니라 인간"…신간 '개, 나의 털뭉치 동반자'

"개는 용서하고, 우리를 성장시켜"
"나쁜 개라는 꼬리표 함부로 붙이지 마라. 문제는 당신에게 있다. "
반려견을 훈련할 때 마음처럼 잘 안된다고 개를 발로 차고 비난한 적 있다면, 이 말에 한 번쯤 양심의 가책을 느낄 만하다.

미국의 반려견 훈련 전문가인 킴벌리 아틀리는 책 '개, 나의 털뭉치 동반자'에서 인간을 꾸짖는다.

의학적인 원인이나 질병이 아니라면 개는 책임이 없다고 변호한다. 저자는 '한 줄로 이어진 두 영혼을 위한 100가지 가르침'에서 반려견 훈련은 로봇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관계를 형성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가르침에 따르면 존중과 신뢰가 바탕이 되지 않는다면 반려인이 될 자격이 없다.

개들은 우리가 어떤 상태인지 우리의 내면을 비추면서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않는지 고스란히 보여주는 거울과 같다. 개는 당신의 행동을 닮아간다.

자신감이 부족하고 겁과 의심이 많은 사람이 키우는 개 또한 불안정한 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개가 불안해하고 예민하게 구는 것은 자신을 가르치고 지지해줄 리더가 없어서다. 개들은 신체 언어를 기막히게 해석하고 말투와 주인의 기운까지도 읽어낸다.

처진 어깨나 숙인 고개, 구부정한 등을 보고 개는 반응한다.

우리의 이면까지 꿰뚫어 보고 몸짓으로 공감한다.

개들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고, 우리가 좀 더 관심을 가지기를 바라는 부분들을 그들만의 특별한 방식으로 보여준다.

감정을 가라앉히고 가만히 있어야 한다고 알려줄 때도 있다.

그들은 우리를 성장시킨다.
개는 순간을 살아간다.

개는 어떠한 상황에서든 현재의 순간에 온전히 집중한다.

인간이 유기견으로 지낸 개의 과거에 집착하고 말이나 감정 등으로 아픈 기억을 계속 되살려내면 개는 더 불안하고 더 의존적이며 건강하지 못하게 길든다.

선의를 가진 사람들이 불행한 과거를 지닌 개를 구조하지만, 개들의 과거를 놓아버리지는 못한다.

불행한 과거를 보상해주려고 많은 에너지를 쏟지만, 이것은 개들의 성장을 막을 수 있다.

그러면 개들은 그 경험에서 벗어나 앞으로 나갈 수가 없다
개는 모든 것을 용서한다.

수많은 방식으로 우리에게 용서의 신성함을 알려준다.

꼬리를 밟아도 당신을 핥고 발랄하게 몸을 흔들며 "괜찮아"라고 대답하지 않든가.

당신이 산책 시간을 놓치고 늦게 귀가해도 현관문에서 날뛰며 반가워하지 않는가.

과거에 끔찍한 학대를 당하고도 여전히 인간에게 꼬리를 흔들고 손길을 반기며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끼는 개를 본 적은 없는가.

개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회복력이 뛰어나다.

서로 용서하고 앞으로 나아간다면 목줄의 양쪽 끝에 있는 인간과 개 모두에 도움이 된다.

'실수하는 것은 인간이고, 용서하는 것은 개다'.
저자는 영국의 한 시인이 표현한 것으로 알려진 '실수하는 것은 인간이고, 용서하는 것은 신이다'라는 글귀를 이렇게 바꿨다. 나무의 마음. 이보미 옮김.344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