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실적 선방에도…증권가 목표가 '줄하향'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삼성SDI의 목표주가를 27일 증권가는 일제히 낮춰잡았다. 실적은 양호했으나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업황 부진을 반영했단 설명이다.

전날 삼성SDI는 올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2.3% 줄어든 496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5조9481억원으로 이 기간 10.8% 줄었고, 순이익은 6224억원으로 2.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 매출, 순이익 모두 감소했지만, 증권사 대부분은 시장 컨센서스에 부합하는 실적이었다고 평가했다.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이차전지뿐만 아니라 전체 정보기술(IT) 섹터에서도 몇 없는 컨센서스에 부합한 기업"이라며 "IT용, 전동공구용,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와 전자재료가 모두 부진한 가운데 전기차용 배터리 부문이 실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프리미엄 전기차향 비중이 높아 경쟁사 대비 판매와 수익성이 견조했단 분석이다.

4 분기도 양호한 실적 흐름이 예상됐다. 수익성은 더 좋아질 것이란 의견도 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전사 영업이익률은 자동차 전지 부문 수익성 개선 지속 및 고수익성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부문 매출 증가 힘입어, 전분기 대비 0.4%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증권사 대부분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 수요 둔화와 유사기업 밸류에이션(평가가치) 하락을 고려해 목표주가를 낮췄다. 다만 경쟁사 대비 주가 낙폭이 큰 만큼 이를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단 게 증권가 조언이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조정은 매수 기회"라며 "매수를 고려해야 하는 이유로는 경쟁사 대비 유럽 제조사 수요가 견조하고, 미국 정책변화 리스크에 자유로운 상황이며, 신규 46파이와 전고체 등 샘플 공급이 개시됐다는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엇보다 한국 시장 내 무차별적인 주가 조정이 회사의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을 부각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삼성SDI의 주가는 주가순이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 모두 역사적 저점을 계속해서 경신하고 있다"며 "고유의 상대적 강점 (프리미엄 모델 비중이 높아 수요가 안정적이고, 수익성이 뛰어남)을 바탕으로 업종 내 가장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하고 있으나, 주가는 전기차 업황에 대한 우려를 타 업체들과 동일한 수준으로 반영하고 있어 상대적 저평가가 극심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차전지 업종에 대한 투심이 최악이기 때문에 본격적인 주가 상승은 시차를 두고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삼성SDI에 대한 이차전지 업종 내 최선호주 관점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