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의 창업자 장중머우(92·모리스 창) 전 회장이 미국과 중국 간 첨단 기술 관련 긴장 고조로 세계 반도체 산업이 둔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장 전 회장은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싱크탱크 아시아소사이어티가 주최한 행사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장 전 회장은 중국의 반도체 산업을 고립시키면 중국을 넘어 다른 국가들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디커플링(decoupling·산업망, 공급망 등에서의 특정국 배제)이 궁극적으로 모두의 발전을 늦출 것"이라며 "물론 즉각적으로는 중국의 발전 속도를 늦추는 것이고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장 전 회장은 그러한 디커플링의 여파가 이미 명확하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과거 기존 강대국과 신흥 강대국 간 경제적 갈등은 결국 전쟁을 불러왔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중 간 지정학적 긴장을 기존 강대국과 신흥 강대국 간 대결로 규정한 뒤 "이들 국가가 서로에 화가 나 있는 것처럼 보여서 걱정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의 유일한 희망은 더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장 전 회장은 이와 함께 미국의 고등교육 시스템에 대해 찬사를 보내면서 미국의 미래에 대해 낙관적인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TSMC는 현재 미국 애리조나주에 대규모 투자를 통해 반도체 생산시설을 건설 중이다.
중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장 전 회장은 1962년 귀화 후 미국에서 경력을 쌓은 후 1980년대 중반 대만으로 건너가 TSMC를 설립해 반도체 산업을 일으킨 전설적인 인물이 됐다.그는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모든 문제에도 불구하고 나의 조국인 미국은 여전히 세계의 희망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