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끌고 전장 밀고…LG전자, 수익성·성장성 다 잡았다(종합)

3분기 영업익 33% 증가한 9천967억원…B2B 확대가 매출 성장 견인
'미래 동력' 전장은 역대 최대…4분기도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 속도

LG전자가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에도 기업간거래(B2B) 확대 등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에 힘입어 올해 3분기 1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냈다. 주력 사업인 생활가전의 영업이익이 2배 이상 늘어났고, 미래 성장 동력인 전장(자동차 전기·전자 장비)도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 3분기 영업익, 시장 기대치 '훌쩍'…B2B 사업 확대에 매출도 역대급
LG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9천96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33.5%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7일 공시했다.

이번 영업이익은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7천980억원을 24.9% 웃돌았다. 영업이익은 올해 2분기와 비교해도 30% 이상 늘어났다.

가전과 TV 등에 콘텐츠·서비스, 구독 등 비하드웨어(Non-HW) 영역을 결합하는 사업모델 혁신이 수익성 향상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매출은 20조7천94억원으로 작년 3분기와 비교해 2.2% 감소했다. 다만 작년 3분기에 역대 3분기 최고치(21조1천768억원)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이에 버금가는 수준의 역대급 기록을 낸 셈이다.

경기 둔화와 수요 감소 속에서도 전장과 냉난방공조(HVAC) 등 B2B 사업 확대가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순이익은 4천852억원으로 44.2% 늘었다.
LG전자는 지난 7월 '2030 미래비전' 발표 당시 3대 동력으로 제시한 B2B 영역 성장, 비하드웨어(Non-HW) 사업모델 혁신, 신사업 동력 확보 등이 일관성 있게 추진되며 견조한 매출과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B2B 사업의 경우 소비자 대상 사업보다 상대적으로 경기 영향을 덜 받고, 일단 궤도에 오르면 안정적인 매출과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올해 들어 LG전자 매출에서 B2B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0%대 중반을 넘어섰다.

LG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B2B 매출액을 40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사업본부별로 보면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는 3분기 매출액 7조4천574억원, 영업이익 5천4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수요 감소에 대응해 주요 제품의 볼륨존(가장 큰 소비 수요를 보이는 영역) 라인업을 확대하고 B2B 비중을 늘려 견조한 실적을 냈다.

전장(VS)사업본부의 3분기 영업이익은 1천349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다.

매출(2조5천35억원)도 3분기 기준 최대였다.

LG전자는 전장 사업이 올해 처음으로 연간 매출액 10조원 규모를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말 수주 잔고도 100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는 3분기 매출액 3조5천686억원, 영업이익 1천107억원을 기록했다.

수요 회복 지연에도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TV 사업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다소 줄었지만, 연말 성수기에 앞선 판매 확대로 2분기보다는 두 자릿수 이상 늘었다.

영업이익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가 상승 등에도 플랫폼 기반 콘텐츠·서비스 사업의 성장에 따른 수익구조 다변화 등에 힘입어 안정적인 수익성을 기록했다.

다만 비즈니스솔루션(BS) 사업은 IT 수요 둔화에 매출액은 1조3천309억원에 그쳤고, 20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 사업 구조 고도화 가속도…"미래 추가 성장 기회 확보"
LG전자는 4분기에도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에 속도를 낸다.

연말 성수기에 접어드는 주요 제품 판매를 확대하는 한편, 전장 사업을 앞세운 B2B 고성장을 지속하며 매출 성장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경기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시장 내 경쟁 심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정교한 수요예측 기반의 효율적 사업 운영 기조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확보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특히 가전 사업의 경우 B2B 영역에 해당하는 냉난방공조에서 나타나는 탈탄소와 전기화 트렌드를 기회로 삼아 성장에 속도를 더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주정부와 협업해 2030년까지 히트펌프 600만대를 공급하는 사업에도 공동 참여하기로 했다.

냉난방공조 라인업도 확대하고 있다.
업(UP)가전 2.0 등 생활가전 패러다임 변화도 지속해서 주도해 나간다.

최근 북미에서는 업가전의 해외 브랜드인 '씽큐 업'(ThinQ UP)의 업그레이드 콘텐츠 4종을 배포하는 등 생활가전 고객경험 혁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판매 시점에 매출과 수익이 발생하던 제품 중심의 TV 사업에서 콘텐츠·서비스를 결합하는 고객 관계 중심의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사업으로의 전환에도 속도를 낸다.

웹OS TV는 2026년 3억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미래 동력인 전장 사업의 성장 속도가 빨라지는 가운데 고부가 프로젝트 대응에 주력하고, 멕시코 라모스 아리즈페에 위치한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 생산기지 가동을 본격화하는 등 성장 모멘텀을 유지해 나갈 계획이다.
이밖에 신사업으로 육성 중인 전기차 충전 사업에 대한 투자도 중단 없이 지속할 방침이다. LG전자는 "신사업 영역에서는 향후 잠재력이 높고 기존 사업과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유망 영역에 집중하며 투자와 육성을 가속화, 미래 추가적인 성장의 기회를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