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미사일·탱크 등 대동 '지상전' 확대…전역 통신두절

'이스라엘 공습' 파괴된 건물 주위에 모여있는 가자지구 주민들 사진=AFP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미사일, 탱크 등을 동원해 지상 작전을 확대했다. 이 여파로 가자지구 전역에 걸쳐 통신이 두절되는 등 이스라엘이 이번 사태 발발 이후 가장 강도 높은 공격에 나섰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가자지구 접경지에 정규군 수만명, 예비군 수십만명 등 병력을 집결시켜온 이스라엘군(IDF)은 27일(현지시간) 밤 가자지구 북부에서부터 폭격을 집중시키며 공세를 시작했다.IDF 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오늘 밤 지상군이 가자지구에서 작전을 확대 중"이라며 현지 주민들을 향해 "남쪽으로 대피하라"고 밝혔다. 이어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을 매우 의미 있는 정도로 강화하고 있다. 가자시티와 주변을 계속 공격할 것"이라며 "공군이 지하 목표물을 타격하고 있다. 우리는 이스라엘의 안보 이익을 지키기 위해 행동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의 마크 네게브는 이번 작전에 대해 "종료되고 난 후의 가자지구는 많이 달라져 있을 것"이라며 "하마스는 반인륜적 범죄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고, 우리는 오늘 밤 되갚음을 시작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국 CNN, 영국 BBC 방송 등은 자사 취재진과 현지 주민들의 말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해 공중 폭격과 포격, 탱크 사격 등을 퍼부었으며 이례적으로 강력한 이 같은 공격이 장시간에 걸쳐 지속됐다고 보도했다. 폭스뉴스는 가자지구 국경 근처에서 강력한 일련의 폭발음이 들렸으며 지난 7일 전쟁 발발 이후 가자지구에 가장 강도 높은 공격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 공습에 검게 물든 가자시티 상공 사진=AP
이날 이스라엘군이 공세를 강화하면서 가자지구 전역의 인터넷과 모바일 등 통신이 전면 두절됐다. 인터넷 모니터링 업체 '넷블록스'도 "가자지구에 대거 폭격이 가해졌다는 소식 가운데, 실시간 네트워크 데이터를 보면 이 지역의 인터넷 연결이 두절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본격적으로 침공해올 경우 이를 격퇴하겠다는 응전 태세다. 하마스가 일제 사격한 로켓이 이스라엘을 향해 밤하늘을 가르며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되는 모습도 포착됐다고 AFP는 전했다.

하마스 정치국 고위 관리인 에자트 알 리샤크는 텔레그램을 통해 "네타냐후가 가자 진입하기로 결정했다면, 저항군은 준비돼있다"며 "네타냐후 병사들의 유해가 가자 땅에 삼켜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마스는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전역에서 통신과 대부분의 인터넷 연결을 끊었다"며 "이스라엘이 공중과 육상, 해상에서 유혈 보복을 자행하려 이 같은 조처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IDF의 대규모 작전 소식이 알려진 직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서 "중동에서의 인도주의적 휴전, 모든 인질의 무조건적 석방, 필요한 구호물자의 전달을 거듭 촉구한다"고 썼다. 미국 백악관의 존 커비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언론 브리핑에서 "그들(이스라엘)이 지상에서 하려는 것을 옆에서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며 '작전 보안'에 영향을 미치는 말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민간 인명피해를 우려한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가자지구에서 지난 이틀간 탱크를 동원한 심야 지상 작전을 감행하며 전면전에 수순을 밟아 왔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