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팬데믹 때 선지급된 재난지원금 환수 면제" [종합]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무총리 공관에서 열린 제14차 고위당정협의회. /사진=최혁 기자
정부와 대통령실, 국민의힘은 최근 소상공인·자영업자의 경영 여건이 심각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면서 경영 애로 해소를 위해 금융 부담 완화와 내수 활성화를 강력하게 추진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러한 일환으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시기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지급한 일부 재난지원금(최대 200만원)에 적용될 예정이던 환수 조치가 백지화된다.

당·정·대는 29일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고위 협의회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서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정부는 법률상 환수 의무를 면제하기로 하고 이를 위한 소상공인법 개정을 신속 추진하기로 했다. 팬데믹 당시 매출 정보가 없던 상황에서 긴급히 지원돼 행정청·소상공인의 귀책 사유가 없던 점, 현재 고금리로 소상공인 경영이 어려운 점 등을 감안해서다.

소상공인의 이자 비용 경감을 위해 기존 '소상공인 저금리 대환대출 프로그램', '새출발기금'을 확대하고, 전 국민 소비캠페인인 12월 연말 눈꽃 동행축제 등을 열어 전국적 할인 행사를 하고 온누리 상품권 구매 한도도 특별 상향하기로 결정했다.

당정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제도개선의 효과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필요시 추가 개선 조치를 추진하자는데도 의견을 모았다. 구체적으로 50년 만기 대출 시에 (DSR) 산정 만기를 최대 40년으로 제한하고, 금융권의 투기 목적 우려가 높은 다주택자·집단대출 등에 대한 50년 만기 취급 자제를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미국의 고금리 기조와 중동 분쟁 등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데 따른 가계부채 대응 방향과 자영업자 등 서민 실수요층의 어려움을 경감하기 위한 일련의 조치다.변동금리 비중 축소를 위한 '스트레스(Stress) DSR'(DSR 산정시 일정 수준의 가산금리를 적용하는 제도)도 연내 신속히 도입하고 장기·고정금리 대출 확대를 위해 커버드본드(금융기관에서 부동산담보대출 등 자체 보유한 고정자산을 담보로 발행한 이중상환청구권부 채권) 등의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뜻도 밝혔다.

나아가 금리 상승에 취약한 서민·실수요층을 대상으로 한 금융 지원도 강화한다. 특례보금자리론 지원 여력을 서민·저가 주택 등에 집중해 당초 공급 목표를 넘겨도 지원해 달라는 당의 요청에 정부는 이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 금융회사 자체 채무조정을 활성화하고 연체이자 제한, 추심부담 경감 등 내용을 담은 개인채무자보호법 입법도 조속하게 추진된다.

아울러 당정은 소 바이러스성 질병인 럼피스킨병 확산에 대해 농가의 방역 수칙 준수 여부와 관계없이 살처분 보상금을 전액 지급하기로 했다. 법령상 방역 수칙 미준수 시 살처분 보상금이 삭감된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는 농가의 발병 조기 신고를 독려하기 위해서 실시된다. 정부는 전국 모든 소에 다음 달 10일까지 백신 접종을 끝내겠다는 방침이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