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아들' 엄재웅, 고향에서 우승컵 번쩍…KPGA 통산 2승

백송홀딩스·아시아드오픈 4R

'베테랑' 박상현 추격 따돌리고
최대규모 우승상금 4억 '잭팟'
엄재웅이 29일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백송홀딩스-아시아드CC 부산오픈 최종라운드 4번홀에서 티샷하고 있다. KPGA 제공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백송홀딩스-아시아드CC 부산오픈은 일반 정규 대회인데도 시작 전부터 선수들의 관심이 크게 쏠렸다. 총상금 10억원에 공식 우승상금은 2억원이지만, 주최 측이 우승자에게 별도의 ‘보너스 상금 2억원’을 내걸면서다. 보너스 상금이 상금랭킹에 반영되지 않는다고 해도 이와 관계없이 우승자는 4억원을 수령한다. 역대 KPGA 코리안투어 최다 우승상금인 5억원(2023년 코오롱 한국오픈)에 견줄 만한 상금 수준이다.

상금 4억원의 ‘잭팟’을 터뜨린 주인공은 투어 15년 차 엄재웅(33)이다. 엄재웅은 29일 부산 아시아드CC(파71)에서 열린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1개와 보기 2개를 묶어 1오버파 72타를 쳤다. 이날 타수를 줄이진 못했지만, 최종합계 15언더파 269타로 리드를 지키며 우승했다. 제네시스 챔피언십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우승에 도전한 박상현(40)은 경기 막판 더블보기 1개와 보기 2개를 쏟아내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엄재웅은 2009년 코리안투어에 데뷔했으나 주로 아시안투어를 주 무대로 활동했다. 2018년 9월 휴온스 셀러브리티 프로암에 이어 고향인 부산에서 열린 대회에서 투어 통산 2승과 함께 큰돈을 거머쥐었다.

1타 차 선두로 최종라운드에 나선 엄재웅은 초반 여유롭게 경기를 풀어갔다. 추격하던 박상현이 2번홀(파4)에서 보기를 하는 사이 엄재웅은 5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 3타 앞섰다. 그러나 6번홀(파3)에서 보기를 범한 뒤 좀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해 박상현에게 공동 선두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하지만 경기 막판 승부의 추가 급격히 엄재웅 쪽으로 쏠리기 시작했다. 박상현의 샷 난조가 이어지면서다. 박상현은 14번홀(파4)에서 보기를 적어 내더니 16번홀(파3)에선 더블보기를 쏟아내며 자멸했다. 18번홀(파4)에서도 보기를 추가해 역전 동력을 완전히 잃었다. 엄재웅도 16번홀(파3)에서 보기를 적어 냈으나 박상현이 부진해 큰 위기 없이 우승을 확정했다.

박상현은 비록 2경기 연속 우승에는 실패했으나, 준우승 상금 1억원을 획득해 상금랭킹 1위(7억6429만원)로 올라섰다. 또 순서로는 한승수(7억2329만원)에 이어 시즌 상금 7억원을 돌파한 두 번째 선수가 됐다. 이태희(39)와 함정우(29), 신상훈(25)이 9언더파 275타를 쳐 공동 3위를 기록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