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전 최대 변수는 '500㎞ 하마스 땅굴'

이스라엘, 로봇·드론으로 탐지
하마스, 병원에도 지휘소 차려
이스라엘이 사실상 지상전 단계로 전환하면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지하 땅굴이 주목받고 있다. 이스라엘 입장에서 하마스의 거점이자 기습통로 역할을 하는 지하 땅굴을 공격하지 않고는 하마스 지도부를 섬멸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또 가자지구 내 병원을 하마스 지휘소로 지목하고 있어 병원이 직접적인 공격 대상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AP통신에 따르면 가자지구 지하에는 총 500㎞에 달하는 지하 땅굴망이 구축돼 있다.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하마스의 지하 땅굴 길이는 약 360㎞로 과거 베트콩이 뚫은 땅굴의 10배 규모라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지상전과 공습을 통해 지하 땅굴을 무력화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군사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하지만 하마스가 땅굴 내부에 수많은 부비트랩을 설치해 병력 손실이 불가피하다. 이스라엘군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하 터널을 탐색할 수 있는 로봇과 드론, 스펀지 폭탄을 준비했다. 스펀지 폭탄은 폭발 물질이 들어있지 않지만, 투척하면 액체가 섞이면서 거품 형태로 부풀어 오른 뒤 바로 단단해져 땅굴 입구를 막는다.

이스라엘군이 병원도 공격 목표로 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내 가장 큰 병원인 알시파병원이 하마스 지휘소 역할을 한다고 보고 있다. NYT는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민간인을 방패로 삼아 병원 등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판단해 병원과 이슬람 사원 등을 공격 목표로 정하고 있다”고 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