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타운 지정 20년 만에…한남3구역, 이주 시작

총 8300가구…이주 기간 2년
한남뉴타운서 속도 가장 빨라
구청 "주거지 안전관리 대비"
서울 강북 재개발 최대어로 꼽히는 용산구 한남3재정비촉진구역(한남3구역·사진)이 30일 이주를 시작했다. 2003년 11월 한남뉴타운지구로 지정된 이후 약 20년 만이다.

용산구는 이날부터 한남3구역 총 8300여 가구가 이주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 중 세입자는 6500여 가구다. 상가 세입자 손실보상 절차와 이주 규모 등을 감안해 이주 기간은 약 2년이 걸릴 것으로 용산구는 추정했다.한남동 686 일대인 한남3구역은 구역 면적이 38만6395㎡, 신축 연면적은 104만8998㎡에 달한다. 총 네 개 구역(2·3·4·5구역)에서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한남뉴타운에서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르다. 재개발을 통해 지하 6층~지상 22층, 197개 동, 총 5816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도로 공원 공공청사 사회복지시설 학교 등의 공공시설도 예정돼 있다.

시공을 맡은 현대건설은 세계적인 건축기업 MVRDV와 손잡고 단지를 지역 랜드마크로 조성할 방침이다. 친환경 건축물 등에 강점이 있는 MVRDV는 한남동에서 한강을 연결하는 브리지데크, 전망대·공원, 나들목, 한강변 주거동 등의 설계를 맡는다.

용산구는 대단위 이주에 따른 다량의 폐기물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한남3구역 조합과 사전 협의해 폐기물 처리 방안을 마련했다. 이주 개시 후 발생하는 생활폐기물은 구에서 수거·처리하고 대형폐기물은 주민이 조합에 신고해 조합에서 처리한다. 무단투기 폐기물은 한남3구역 조합과 합동으로 계도·단속·수거 등을 하되 투기자 신원 확인이 곤란한 장기 방치 폐기물은 조합에서 자체 처리하도록 할 계획이다.용산구는 이주에 따른 빈집 발생 등으로 슬럼화가 예상됨에 따라 주거지 안전관리도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용산구 관계자는 “한남3구역은 사업비만 3조원이 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재개발 사업지로 용산구의 도시 미래상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남3구역은 2012년 9월 조합이 설립된 후 2019년 3월 사업시행계획을 인가받았다. 지난해 8월 관리처분계획 인가 신청을 한 뒤 1년3개월 만에 이주를 개시하게 됐다.

인근 한남2구역도 지난해 시공사를 선정하고 관리처분계획 마련에 나섰다. 한남4구역은 교통영향평가를 통과해 건축 심의를 준비 중이고 5구역은 건축 심의를 앞두고 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