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식수조차 바닥난 가자지구…유니세프 "재앙 직전"

"200만 주민 마실 물 없어…탈수·수인성 질환 사망자 더 늘 것"
WHO "가자지구 의료시설 공격으로 최소 491명 사망"
이스라엘군의 봉쇄와 공습이 3주 넘게 이어지고 있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식수난이 재앙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캐서린 러셀 유니세프 총재는 30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이같이 경고하며 인도주의적 휴전 결의안 채택을 촉구했다고 미 CNN 방송이 이날 보도했다.

러셀 총재는 가자지구에 남아있던 적은 양의 깨끗한 물마저 이제 바닥이 나고 있다면서 "200만명이 대단히 심각한 어려움에 처해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자지구의 식수 공급 시설의 55%가 수리 혹은 재건이 필요한 상태라고 보고 있다"며 "가자에 있는 6개의 모든 폐수처리시설은 연료나 전력 부족으로 작동을 멈췄으며, 단 하나의 담수처리시설은 5% 수준으로밖에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현 상황을 "재앙이 되기 직전의 상태"라며 생명수 공급이 복구되지 않으면 더 많은 민간인들이 탈수나 수인성 질환으로 목숨을 잃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셀 총재는 식수난에 더해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서안의 모든 어린이들이 전쟁으로 "끔찍한 트라우마"를 경험하고 있다며 즉각적인 인도주의적 조치를 호소했다.

그는 "유니세프는 모든 어려움에 처한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가자지구의 봉쇄 상황과 직원들의 위험한 근무 환경 때문에 인도적 지원을 전달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가자지구의 의료 시설마저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세계보건기구(WHO)의 발표도 나오면서 인도적 지원에 대한 국제 사회의 목소리는 더 커지고 있다.

WHO는 이날 성명문에서 지난 7일 이후 가자지구의 의료 시설에 가해진 공격으로 최소 491명이 사망하고 372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 중 근무 중에 목숨을 잃은 의료 시설 종사자는 최소 16명이며 부상자는 30명이라고 WHO는 말했다.WHO는 가자지구 의료 시설에 가해진 공격은 총 82건으로, 28대의 구급차와 36곳의 의료 시설이 피해를 입었다고 집계했다.

WHO는 팔레스타인 서안과 동예루살렘 지역에서도 지난 7일 이후 118건의 의료 시설이 공격당해 3명이 사망하고 직원 15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군은 즉각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다만 이스라엘 군은 가자지구에서 하마스를 공격하는 과정에서 민간 시설을 의도적으로 타격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계속해서 밝혀오고 있다.

/연합뉴스